MB 국정원, DJ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모의 정황

2017-10-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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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심리전단-보수단체 간부 간 이메일에서 정황 포착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 계획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A씨와 보수단체 간부 B씨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압수, 분석한 결과 이들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노벨상 취소를 위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청원서를 보내는 방안을 상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추모 열기가 형성되자 이를 막기 위해 심리전을 벌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B씨가 속한 보수단체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논평에서 "김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헌법적 6·15 공동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B씨는 2010년 3월 김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의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이 출범할 때도 "김 전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을 통해 헌법 정신에 반하는 연방제 통일에 합의했던 사람"이라며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 부정한 공작과 거래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이라고 매도했다.

검찰은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김 전 대통령 때문에 북한 핵이 완성됐다면서 노벨평화상이 아닌 물리학상을 받았다고 비난하는 합성 사진 포스터가 돈 것과 관련해서도 심리전단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TF는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당시 국정원이 추모 열기를 '국론 분열'로 규정해 온·오프라인에서 직원과 보수단체 회원들을 동원해 대규모 심리전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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