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위 '박근혜 탈당권유'…친박 강력 반발

2017-09-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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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 청산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박근혜 색깔 지우기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며, 이전 정권과의 '절연'을 시작으로 보수 통합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당내 친박계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전후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수우파 정치세력의 대통합을 위한 인적 쇄신'안을 발표했다.

류 위원장은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로부터 2017년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계파 전횡으로부터 비롯된 국정 실패의 책임'을 물어 자진탈당 권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자진 탈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에 따른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밖에도 그는 "이른바 “진박감별사” 등을 자처하며 총선 공천과정에서 전횡을 부린 나머지 의원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만일 그러지 않을 경우, 혁신위는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추가적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혁신위는 "탈당한 의원들이 복당을 원하는 경우, 문재인 정권을 상대로 한 ‘체제수호’는 물론 신보수 노선의 강화를 위해 분열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전제로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통합을 겨냥한 포석이다.

현행 윤리위 규정 21조에 따르면 탈당권유를 받은 자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윤리위 의결 없이 제명 처분할 수 있다. 사실상 제명 절차다. 

앞서 홍준표 당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 체제와 단절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은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 등을 언급해왔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박 전 대통령을 껴안고 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신보수'로서 새롭게 당을 바꾸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 재도약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보인다. 
 
문제는 당에서 이에 대한 결정을 놓고 벌써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는 데 있다.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도 고성이 오가며 홍 대표와 친박 의원들 간 신경전을 예고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김태흠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언급하며 "대여투쟁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시기"라며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직후에도 김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나 다른 의원 탈당 권유를 발표한다길래 일단 중지시키고 시기와 절차적 문제 논의하자고 제안하는 와중에 서로간 언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우현·이장우 의원 등이 지원사격에 나서며 홍 대표와 설전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과 최 의원은 지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탄핵 사태와 관련해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이미 받았다는 점에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반발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거취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10월 중순께부터 첨예한 당내 갈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위의 인적 쇄신안은 당에 대해서 권고하는 것이며, 혁신위는 종국적인 집행기구가 아니다"라며 "이 권고안을 토대로 당내 의견을 모아서 집행 여부를 10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을 전후해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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