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 확대, 카드사 직접 전표매입 움직임 등으로 결제시장이 직거래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수수료 인하로 직격탄을 맞게 된 밴 대리점 업계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6월부터 전국 6만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카드전표 직접 매입을 시작했다. 이달 1일부터 카드 가맹점 우대 수수료 확대 적용이 시행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밴사에 위탁하던 전표 매입 대행 업무를 줄이기 위해서다.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 밴사에 주던 위탁 업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약 350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밴사에 줄 업무가 줄어들고 있는데 굳이 위탁 수수료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전표 직매입이 확산되면서 밴 대리점 업계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결제중개, 매입, 전표 수거, 가맹점 관리 등의 업무를 밴사에 위탁하면 밴사는 이 가운데 전표 수거와 가맹점 계약·관리 등을 밴 대리점에 위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위탁업무가 줄면 밴사가 대리점에 주는 업무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익명을 요구한 밴 대리점주는 “최근에 두세 군데 대리점에서 좋은 조건으로 회사를 인수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우리)직원도 내보낼 판이라 거절했다”며 "직원이 5명 이하인 영세 밴 대리점들 가운데 폐업 선언을 하는 곳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상반기 수익만 전년 대비 70% 줄어든 상황이라 인건비와 유지비 등을 빼면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카드사와 밴사가 자꾸 수수료를 물고 늘어지면서 영세 대리점을 상대로 갑질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