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수배자 보상금 지급에 대한 법률은 없다. 경찰에서 사안마다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서 사안마다 판단해 보상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현재 억울하게 기소됐다가 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한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은 제정돼 지난 달 7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수배자 신고 보상금에 대한 법률은 없다.
이렇게 수배자 신고 보상금 지급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있는 법률이 없어 유병언 시신 신고자 보상금 지급 소송과 같은 갈등이 앞으로도 재발할 수 있는 것.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후 정부는 유병언 전 회장을 지명수배하며 5억원의 현상금을 제시했다.
박씨는 2014년 6월 12일 전남 순천시에 위치한 자신의 매실 밭에서 부패한 시신 1구를 발견해 112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자”라고 신고했다. 이 시신 신원은 그해 7월 22일 유병언 전 회장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신고 당시 사체의 신원을 알지 못했지만, 사후에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정부가 내건 보상금 가운데 일부를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유 판사는 “현상 광고에서 보상금 지급의 전제가 되는 행위는 유병언을 신고하는 것이다.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신고 대상이 유병언이거나 그렇게 볼 합리적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신고자가 인지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밝혀서 제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박씨는 변사자가 유병언이라거나 그렇게 볼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박씨의 신고가 유병언을 신고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신고 이후 사후적으로 신원이 밝혀졌다고 해도 변사자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행정기관의 일반적 후속 절차의 결과다. A씨가 별도로 제보한 단서 등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닌 사후적 신원 확인 결과만으로 지정된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유병언 시신 신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