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정청탁, 뇌물지원 없었다"...피고인 신문 종료

2017-08-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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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피고인신문이 이틀 만에 마무리됐다.

전날에 이어 3일 재개된 피고인신문에서도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청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위한 것인지 몰랐고, 정씨 지원을 대가로 부정청탁과 뇌물공여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및 삼성 전직 임원들에 대한 51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2015년 7월 25일 가진 면담 내용에 대해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당시 면담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작업을 언급한 적이 있냐"는 삼성 변호인측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또 변호인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승계작업에 대통령과 정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생각을 했냐"고 물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당시에는 정씨, 최씨의 존재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승마지원을 제대로 하라는 질책이 정씨 지원을 의미하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최씨의 존재도 몰랐기 때문에 거기까지 연결해 생각할 수 없었고, 정씨를 지원한 대가로 삼성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당시 특정 현안을 부탁하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자신이 대통령으로부터 야단을 맞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레이저 표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아버님 말고는 야단을 맞은 기억이 없는데, 대통령 첫 단독 면담이었고 실제 여자분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건 처음이라 당황했다"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전달해야 했는데, 그러지못해 후회된다"고 말했다.

독대 이후 승마지원 상황을 살펴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스포츠 관련 회의를 두 번씩 하고,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님이 챙기겠다고 했고, 박상진 삼성전자 전 사장이 인적 서포트도 해주겠다고 해서 제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최 전 실장이 이후 잘 챙겨보겠다고 했고 그 이후로는 용역 계약, 마필 구매, 송금 등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재판부 신문에서도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지시하는 부분에 대해 성의 표현을 한 것이지 특정한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가 "박 전 사장에게 승마협회 문제를 신경 쓰지 않게 해달라며 협회를 지원하라는 취지의 말을 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무시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스포츠 지원에 1년간 천몇백억을 쓰는 것으로 아는데, 조금 더 한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아 웬만하면 해주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가 "대통령에게 밉보일 경우 삼성이 얻는 불이익은 어떤 게 있냐"고 묻자 "대통령이 어떤 불이익을 줄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어 "지원이 미흡하단 지적을 받고 피고인이 신경을 안 쓸 수 없었을 것 같은데, 2015년 가을, 3차 독대 이전 잘 되고 있다는 얘기 들은 게 다라면 신경을 안 쓴 것인가? 쓴 것인가?"라고 묻자 "저나 이건희 회장님도 그런 걸 일일이 챙기거나 보고 받지 않는다"며 "최 전 실장께서 알아서 챙겨주실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 임원들의 피고인 신문은 모두 마무리됐다. 오후 2시부터는 재판의 핵심 쟁점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이 막판 공방을 벌인다. 재판부는 오는 7일 결심공판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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