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미 기자 = 영국 경제의 중심지 런던에서 경제 균열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CNN머니와 스카이뉴스 등 외신들은 영국 싱크탱크 센터포런던(Center for London)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하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런던에서 신규 고용이 약화되고 부동산이 냉각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진행한 벤 로저스 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아직 브렉시트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이번 분석에서 런던 경제가 흔들리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센터포런던의 최신 보고서는 최근 런던의 실업률이 5.5%로 25년래 최저 수준을 가리키고 있지만 신규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분기에 외국 근로자들의 급여세 등록 건수가 전년 대비 15%나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높은 집값으로 유명한 영국의 부동산 시장도 냉각기류가 포착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런던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2016년 초에 14%로 고점을 찍은 이후 상승 모멘텀을 거의 잃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본론은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아직 런던이 EU의 금융허브로서의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영국의 EU 탈퇴 시 JP모간, UBC, HSBC,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수많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미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의 여러 도시들은 규제 완화 등을 내세우며 금융기관 유치전에 나섰다.
작년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통과된 이후 많은 걱정과 다르게 영국 경제는 상당히 견조한 상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경제는 올해 1분기 0.2% 성장에 그쳤고 신용카드 대출은 사상 최대까지 늘었다. 임금 상승은 둔화되고 소비자 심리도 곤두박질쳤다.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부채질한다. 지난 17일부터 EU와 영국이 나흘 일정으로 브렉시트 2차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의 EU 탈퇴 비용을 둘러싸고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합의금 규모는 최대 1000억 유로(약 1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만에 하나 브렉시트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영국에 큰 충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협상 결렬 시 “심각한 거시경제 혼란”이 촉발되어 “명백한” 경기 침체로 들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실업률이 급등하고 물가가 치솟고 해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일부 업종에서는 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