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은 경제문제 뿐 아니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협력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독일 방문 이틀째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를린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언급한 뒤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올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한중관계를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시 주석이 축하전화를 했고 우리는 중국 일대일로 포럼에 대표단을 보냈다. 시 주석께 친서를 휴대시킨 저의 특사를 보냈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회에 제가 직접 참석했다"며 "이렇게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직접 시 주석을 뵙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 언론 있는 데서 말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중국 국영 기업 상하이 샐비지가 세월호 선박을 무사 인양했다"며 "상하이 샐비지의 노고가 제대로 안 알려져 국민 사이에 제대로 알지 못해 불만도 많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작업이 정말 어려웠는데 상하이 샐비지가 초인적 노력으로 같은 급 선박 가운데 세계에서 유례없이 가장 빠르게 무사 인양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시 주석이 상하이 샐비지에 직접 독려도 해준 것으로 안다.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한국민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저와 중국민에게 문 대통령은 낯설지 않다. 특히 장강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인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을 자서전에서 인용해 정치적 소신을 밝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이라고 했던가. 장강의 뒷물결이 노무현과 참여정부라는 앞 물결을 도도히 밀어내야 한다. 역사의 유장한 물줄기, 그것은 순리다'라고 적은 바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시 주석의 인사가 회담의 분위기를 리드했고 양측은 서로의 발언에 깊이 공감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당선되신 후 바로 통화해서 공통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말했고, 문 대통령은 특사단을 파견해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시켰고 제게 큰 지지 보내줬다"며 "또 이해찬 대통령 특사를 중국에 보내 친서를 전달했고 중한관계 개선발전의 민감한 사안에 대한 제 긍정적 의지를 높이 평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를 빌려 중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며 "솔직하게 소통하고 이를 통해 이해를 증진하고 중한관계 개선·발전과 지역 평화발전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주석은 남북대화 복원 및 남북간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도적 노력을 지지하고 적극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드레스코드'에서도 서로를 배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상대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좀처럼 매지 않는 붉은색 타이를 착용했고 시 주석은 푸른색 계열의 타이를 매서 나란히 선 양 정상의 타이는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듯했다.
이날 회담 자리에는 우리 측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이태호 통상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중앙서기처 서기겸 중앙판공처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중산 상무부장, 류허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부주임, 스밍더 주독대사, 왕차오 외교부 부부장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