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중정상회담, 사드 해결·대북 공조 위한 중국 설득 카드는?

2017-07-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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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ㆍ미사일 해결 없이는 사드 해결도 어렵다는 입장으로 중국 역할론 설득할 듯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출국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진 기자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한·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성공에 따른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만남인데 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상견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양국 정상이 회담 전부터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사드 배치 철회 대 경제보복 중단’ 설전을 벌이며 정면충돌하는 양상까지 보이자, 이번 회담은 본격적인 사드 협상에 앞서 팽팽한 ‘신경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지난 방미 때 “사드 배치 철회나 취소는 없다”며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사드 배치는 한국의 주권적 사안이다.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중국의 반발이 거세졌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우리로선 협상의 운신 폭이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4일 북한의 ICBM 도발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양 정상이 북핵 문제 해법을 최우선에 두고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게 됐다. 오히려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우려했던 한·중 정상회담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만큼 사드 배치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사드 배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이 전제돼야 사드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배수진’을 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방미 기간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이유로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이에 대한 양해를 얻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 사드 배치 절차를 진행하면서 중국을 설득할 시간을 번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방부가 추진해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평균 6개월 정도 걸리지만, 정부가 새로 지시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1년 이상 걸린다. 정부가 새로운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함에 따라 국내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발사대 4기는 발이 묶인 상태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사드 배치 결정 과정을 중국 측에 설명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이해를 구하면서 냉랭해진 한·중관계를 복원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와 한·중경협 사업을 연계해 세계적인 저성장 경제 기조에 활로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대한 사드 경제 보복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도 대화를 통한 평화적 북핵 해결에 무게가 실리게 되면 한반도 긴장 상태 완화로 사드 철수 명분도 강해지는 만큼 경제 보복을 단계적으로 철회하는 등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결국 한·중 정상은 과거 정상 공동성명에서 밝혔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의 사드 배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제에 편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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