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대한항공이 고부가가치 사업인 항공정비(MRO)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인 항공엔진테스트시설(ETC)을 발판으로 삼아 오는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글로벌 엔진제작사 '프랫 앤 휘트니'의 합작법인 아이에이티는 오는 2020년 연간 약 200대의 항공기 엔진을 정비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ETC는 '테스트 셀(Test cell)'을 통해 초대형 엔진은 물론 향후 개발될 차세대 신형 엔진까지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수근 아이에이티 대표는 “ETC를 만든 이후 보잉 777의 최신 엔진인 'GE90' 개발에도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테스트셀을 풀가동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자체 기술력 확보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는 대한항공이 ETC 설립을 계기로 MRO능력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ETC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물량을 감당하는 수준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엔진 2대의 정비를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TC는 지난 1년간 국내 항공사의 엔진은 물론 프렛앤휘트니, GE 등 세계적 엔진 제작사로부터 정비 의뢰를 받아 지금까지 총 70여대의 엔진 정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엔진 1개를 정비하는데는 3~5일 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
최영재 항공안전연구원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기존 부천 원동기 정비공장은 7만~8만 파운드급을 정비할 수 있었다"며 "ETC는 15만파운드급으로 국내 최대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천과 인천 정비시설을 합치면 연간 400대의 엔진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라며 "국내 엔진 정비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랫 앤 휘트니는 지난해 아이에이티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13.87%로 3.87%포인트 높였다. 이는 대한항공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보다 고도화된 엔진 정비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