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북 대응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에 구체적 행동까지 '100일'의 유예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북한이 열흘 새 두 번이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만큼 이 제안이 유효할지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미·중 양국이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하기로 한 '100일 계획'에 이어 안보 분야에 대한 기한 설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의 관계로 인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의 금융 기관 및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경제 제재 강화를 요청하면서 협력하지 않을 경우 중국 기업들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또 가을께 공산당 대회를 치를 예정인 만큼 미중 관계가 불편한 가운데 정치 일정을 치르지 않고 싶다는 뜻도 있었던 것 같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대북 제재로 도움을 받았다고 보고 대북 정책 기조를 '대화'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9일 "군사적 방식을 사용한다면 대규모 비극이 발생할 것"이라며 선제 공격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14일에 이어 21일에도 탄도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면서 미·중 정상간 합의했던 대북 대응 방식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문은 이른바 '100일 계획' 기간에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이 겹치는 만큼 추가 대북 제재를 논의하기 위한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