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일대일로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기대를 모았었던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의 접촉이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짤막한 조우에 그쳤다.
14일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는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의 개막식이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박병석 의원, 박정 의원, 박광온 의원 등 더불어민주주당 국회의원 3인과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파견됐다. 박병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은 13일 베이징에 도착해 14일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했다. 일대일로 포럼에는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도 참가했다.
박 단장은 방중 전부터 중국 현지에서 김 대외경제상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취재진에게 일대일로 회의장에서 북한 대표단과 자유롭게 접촉하지 않겠느냐며 대화에 무게감을 뒀다. 실제 우리측 대표단은 14일 오전 개막식에 이어 오후에 열리는 정책소통(政策溝通), 민심상통(民心相通)등의 세션에 참가했으며, 북한 대표단도 비슷한 일정을 소화했다. 때문에 포럼개막전부터 남북 단장들간의 활발한 소통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었었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새벽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남북접촉은 그야말로 짤막한 조우에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까지 주재한 상황에서 우리측 정부 대표단이 북한 대표단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는 쉽지 않기 때문. 박 단장은 개막식 30분 전인 오전 8시30분께(현지시간) 회의장 내 단장단 휴게실에서 북한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다른 대표단은 동석하지 않았다. 박 단장은 "김 단장과 행사장에서 조우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측이 남북대화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해 양측 대표단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며 "하지만 박단장이 만약 북측의 대화의지를 확인했다면 향후 남북대화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 대표단은 15일 중국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에서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지낸 탕자쉬안(唐家璇)과 오찬을 겸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탕 전 국무위원 외에 현직 중국 측 고위인사들과의 면담 계획은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