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빛깔 무지개로 그린 '조물주의 수채화'…실크로드의 관문도시' 간쑤성

2017-05-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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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쑤(甘肅)성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고대 동서양 인류 문명 교류의 중심이었던 실크로드. 그리고 그 실크로드의 중심 역할을 했던 간쑤(甘肅)성(省)은 한 때 교역의 핵심도시로서 화려한 문화적 융성과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당(唐)나라 말기부터 시작된 해상 교통의 발달과 주변 국가들의 잦은 침략 등의 이유로 인해 교역상의 안전이 문제 시 되며 점차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척박한 지형과 비교적 불편한 교통사정으로 인해 도시 발전 속도가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며 외부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개발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 유산과 잘 보존된 빛나는 문화 유산은 현대 기술에 의존해 찍어내듯 만들어지는 고층 건물과 인공의 미에 젖어있는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간쑤성의 진면목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전환제가 됐다.
간쑤성은 간(甘) 또는 용(隴)이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한족과 후이족, 장족 등 총 45개 민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동서 1600㎞로 길게 뻗은 지형적 특색으로 인해 산시(陝西)성·쓰촨(四川)성·칭하이(靑海)성·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자치구·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닝샤후이족(寧夏回族)자치구 등 총 6개의 성과 경계를 접하고 있어 다양한 지리적 특성과 기후, 그리고 다채로운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문화의 결정체다. 더불어 중국의 기원이 된 복희씨(伏羲氏) 전설이 서려있는 유서 깊은 역사의 도시이자 중국인의 젖줄인 황하의 도시이기도 하다.
 

치차이산(七彩山)[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하늘의 무지개가 땅으로 내려 앉은 곳.' 이것이 가장 치차이산(七彩山)을 잘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싶지만, 이는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도 쉽게 그 모습을 상상해내기 힘들고 상식적으로 이해조차 안가는 문장이기도 하다.

일곱 빛깔 무지개가 어떻게 땅으로 내려 앉을 수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누군가가 색칠이나 벽화를 그린 것이겠지'하고 믿지 않지만 중국 여행은 항상 우리의 기대치를 뛰어넘기 때문에 더욱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간쑤성 장예(張掖)시에 위치한 치차이산에서도 우리는 실제 보지 않고는 믿기 힘든 대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단하지모(丹震地貌·붉은 사암이 오랜 세월 동안 지질운동을 해서 풍화퇴적된 단층지형)지형이 만들어낸 치차이산의 신비한 색채와 장엄한 광경은 기존의 중국 관광지에서 느끼지 못한 또 다른 묘미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둔황 막고굴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둔황(敦煌)은 실크로드의 관문으로서 당나라 때 까지 서역과의 교역을 통해 수많은 인구와 물자가 오갔던 오아시스 도시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종교와 예술이 융합돼 하나의 문화를 탄생시켰다.

당시 둔황 번영의 가장 큰 산물 중 하나는 바로 세계 최대 석굴 사원인 막고굴이다. 둔황 시가지에서 약 25㎞ 떨어진 산 비탈 암벽에 벌집처럼 1000여개의 석굴이 만들어낸 막고굴은 '천불동'이라고도 불린다. 천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승려와 화가·석공·도공 등이 만들어낸 문화 유산으로서, 실크로드를 통해 전래된 불교가 둔황에서 꽃피운 종교예술의 최고봉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00년 이 곳에서 5만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는데 그 방대한 양과 우수한 사료적 가치로 인해 '둔황학'이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도 막고굴에서 발견됐다. 수많은 외국인이 드나들며 경제·종교·문화·예술 모든 방면에 번성했던 당시 둔황의 모습이 그려지는듯 하다. 
 

웨야취안(月牙泉)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휘몰아 치는 모래 바람 사이로 어렴풋이 드러나 보이는 초승달 모양의 신기한 오아시스 웨야취안(月牙泉). 이 곳은 길이 200m, 폭 30m 정도의 크기의 호수로서 수천년 동안 불어온 모래 바람에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구비구비 이어진 모래 언덕, 이글거리는 태양 그리고 실크로드를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진 또 다른 의미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고즈넉한 장소다.

쉽게 접해보기 힘든 사막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은 간쑤성의 여행 매력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황허스린(黃河石林)[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간쑤성의 성도인 란저우(兰州)시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약 3시간 반을 달리면 흙으로 만든 숲을 마주하게 된다. 황허스린(黃河石林)은 210만년 전 풍화작용과 지구의 중력에 의해 침식된 모래와 역암으로 구성된 지질 공원이다.

정부 공식 지정 5A급 관광지로서 양뗏목 체험과 당나귀 트래킹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즐길 수 있으며 좌우로 깍아지들 듯 솟아 있는 웅장한 모래기둥이 시종일관 여행자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중국의 각종 무협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이자 성룡과 김희선 주연의 영화 '신화'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마타페이옌(马踏飞燕)[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중국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이 그려진 중국 국가 여유국의 로고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매끈한 몸매를 뽐내며 역동적인 포즈를 취한 말의 모습, 바로 '날고 있는 제비를 밟고 달리는 말' 마타페이옌(马踏飞燕)이다.

1969년 9월, 러시아와 전쟁을 대비해 지하 방공호를 파던 농부가 천년 전 만들어진 이 뇌대 고묘를 발견했다. 이 무덤에서 231건의 문화재가 나왔고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출토품이 바로 높이 34.5㎝, 길이 45㎝의 청동말(동분마)였다  . 작지만 완벽한 조형미와 역동적인 포즈가 볼수록 매력적인 중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귀한 유산이다.

작자 미상의 이 작품은 1971년 중국의 유명 사학자인 곽말약(郭沫若) 선생으로부터 마타페이옌이라는 이름을 하사받고 기념비를 비롯해 중국 국가 여유국의 공식 로고로까지 사용되는 엄청난 대우를 받게 된다. 현재 진품은 간쑤성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비록 간쑤성은 중국의 다른 도시와 관광지에 비해 비교적 생소한 지역이지만 실크로드의 핵심 관문 도시로서 예로부터 사회 전반에 있어 잘 발달된 곳이었기 때문에 성 전체가 풍부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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