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의 신약DNA ③] 한미약품, 독자기술로 당뇨병·암 두각 눈앞

2017-03-1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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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약효 한달 주목…임상 연기로 위험 직면

다중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 이어 이중항체플랫폼 ‘펜탐바디’도 주목

[사진=한미약품 제공]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해외 제약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신약개발은 이제 국내에서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조원대에 이르는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은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에 각 제약사별로 주목되는 신약 후보물질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 편집자주>

한미약품의 신약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은 당뇨병, 암, 희귀질환 등에 집중돼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신약물질들을 해외 제약사에 기술 수출하는 전략을 주로 활용했으며, 해외 제약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한미약품이 이뤄낸 기술 수출 계약 규모는 수조원대에 이른다. 이는 그간 제약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성과로 꼽히며, 제약사 신약개발을 경제적·사회적으로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한미약품 R&D 파이프라인 중 현재까지 가장 유망한 것은 당뇨신약인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루카곤유사체펩타이드(GLP)-1 계열 지속형 주사제로,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최장 한 달까지 연장시키는 독자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접목돼있다.

현재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주사제는 1일 1회에서 주 1회로 투여시기가 점차 연장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월 1회 용법의 주사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랩스커버리 기술로 월 1회 용법이 기대되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3상 임상단계를 앞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는 2015년 프랑스계 제약사 사노피로 기술수출이 이뤄지면서 입증됐다. 다만 2016년 말 3상 임상시험이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사노피는 개시 시점을 앞두고 임상 연기를 결정했다.

임상 연기는 개발완료와 출시 지연으로 이어지는 만큼 사노피의 결정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시장성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노피는 올해 중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임상 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며 또 다시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점이 위험요소다.

또 계약사항 변경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비 일부 지불, 함께 기술수출됐던 지속형 인슐린 ‘LAPSInsulin115’ 반환,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 복합제 개발 책임 이전 등 계약규모가 사실상 반토막 나면서 관련 파이프라인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희귀질환치료 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를 통한 시장성 확인이 향후 개발과 기술수출 추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항암제 파이프라인도 주목된다. 한미약품은 현재 2상 임상단계인 다중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poziotinib)’, 1상 임상단계인 RAF 표적항암제 HM95573을 개발 중이며, 이 물질들 모두 해외 제약사와 판권 계약이 이뤄질 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Orascovery)’가 적용된 ‘오락솔(Oraxol)’과 ‘오라테칸(Oratecan)’은 주사용 항암제가 경구용으로 바꿔진 신약후보물질로, 현재 미국 제약사와 함께 각각 3상, 1상 임상이 진행중이다.

올해 초 미국에서 공개된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도 있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목표에 동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토록 만드는 것이 장점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1871억을 R&D에 투자했다. 15년간 R&D 투자액은 9000억원에 이른다. 또 초기 단계 유망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신생 제약·바이오벤처 투자를 맡을 ‘한미벤쳐스’를 설립하고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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