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소비자 약 75%가 현재 가계통신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소비자 70%는 현 정권 들어 실질적 통신비 감소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거나 되레 부담이 증가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과 함께 지난 2017년 1월 30일부터 2월 3일지 총 5일간 '실질적 가계통신비 인하방안 모색을 위한 소비자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현 정부 들어 가계통신비 인하를 체감하고 있냐는 질문에서는 가계통신비 부담이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이 33.3%에 달한 반면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응답은 6.7%에 불과했다. 통신요금이 절감됐다는 정부의 자평과는 달리 오히려 통신비 부담이 현 정권 들어 증가했다는 응답이 약 25%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박홍근 의원은 "현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을 살펴보면 그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가계통신비 부담이 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월평균 이동전화 통신비를 조사한 결과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라는 응답이 38.6%로 가장 많았던 반면, 알뜰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1만원에서 3만원 사이라는 응답이 50.7%로 과반을 넘어 실제로 알뜰폰 사용자들이 지불하는 통신비 수준이 현격히 낮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통신서비스 가입 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점에 대해서는 요금제 가격이나 단말기 가격 등 가격적 요소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는 응답이 61.5%에 이르렀다.
저렴한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41.3%가 '멤버십, 고객센터 등 서비스 부족'이라 응답했으며 '낮은 브랜드 신뢰도'라는 응답이 20.2%, '통화품질 저하우려' 14.7%, '가입경로 등 정보부족' 12.7% 등 알뜰폰에 대한 정보 부족에 의한 선입견에 의해 많은 이용자들이 알뜰폰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가장 시급히 추진돼야 할 정책에 대해서는 '기본요금 폐지'라는 응답이 전체 34.0%를 차지했고, '단통법 개정 및 폐지'라는 의견이 24.8%로 뒤를 이었다. 이어 '요금인가제 폐지 등 이통3사 경쟁 강화'가 21.8%, '알뜰폰 정부지원 강화'가 10.3%를 차지했다.
박홍근 의원은 "이번 조사는 정부가 발표하는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와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계통신비 부담 사이에 발생하는 괴리감을 정확히 짚어보고 실질적 인하방안을 모색해보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4년간 오히려 통신사의 ARPU 등 수익구조만 개선되었을 뿐, 실제 소비자들은 통신비 인하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부담감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