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몸값’ 박성현 모셔라…男 울리는 ‘여존남비’

2017-02-13 00:10
  • 글자크기 설정

[특급대우로 미국 무대 정복에 나선 박성현.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특급 루키’ 박성현(24)이 역시 남다른 행보를 걷는다. 얼어붙었던 스폰서 시장이 두둑한 지갑을 열었다. ‘대세’ 박성현을 거스를 수 없는 최고 대우다.

박성현은 올해 대회부터 16일 후원 조인식을 앞둔 하나금융그룹이 적힌 모자를 쓴다. 모자 정면의 로고는 광고 효과가 뛰어나 메인스폰서의 차지다. 가장 비싸다. 박성현은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2년간 최소 20억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30억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2015년 롯데와 재계약한 김효주(22)가 연 13억원에 인센티브 포함 약 15억원을 받았다.

또 박성현은 이에 앞서 LG전자, 고진모터스, 대한항공, 테일러메이드, 타이틀리스트, 나이키골프, 빈폴골프 등 서브 스폰서 계약도 마쳤다. 아직 LPGA 투어 데뷔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연간 ‘20억짜리’ 몸값으로 껑충 뛰었다. 또 지난해 한국 무대를 평정하며 상금왕에 오른 박성현은 국내·외 상금으로만 약 20억원을 챙겼다.

박성현뿐이 아니다. 국내 여자골퍼들은 세계적인 톱랭커들이 많아 상당수 특급대우를 받는다.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9)와 일본 무대 최고의 인기스타 이보미(29), 전인지(23) 등은 이미 큰 사랑을 받으며 후원사도 든든하다.

‘여존남비(女尊男卑)’ 현상에 국내 남자골퍼들은 울상이다. 특급대우를 받는 박성현은 그저 꿈같은 일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남자 대회 상금이 여자보다 5배 이상 많고, 인기 차이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반면 국내는 정반대다. 대회 규모나 인기도 모두 여자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여자 대회는 남자보다 약 3배 가량 많았다. 총상금 규모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지난해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의 신성 왕정훈(22)은 지난해 신인상과 함께 벌써 유럽 무대 3승을 거머쥐었지만, 메인스폰서가 없다. 이 때문에 왕정훈의 모자에도 기업 로고가 없고, 그의 캐디는 이름을 딴 ‘WANG’이라고 인쇄된 모자를 쓴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대회 총상금이 1억원을 겨우 넘을 뻔한 사연은 서글픈 현실이다.

골프계 전반적인 후원 시장이 냉랭한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여파까지 필드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에 더 얼어붙었다. 확실한 광고 효과가 있는 선수가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후원 기업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국내 골프산업의 불균형이 더 심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