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청와대 압수수색 검토… 청와대 대응 방식 변수

2016-12-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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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을 줄소환하며 고강도 조사를 진행함에 따라 청와대 압수수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비롯한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을 규명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특검보)은 25일 오후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언제쯤 청와대 압수수색이 구체화되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발부 시점은 밝힐 수 없지만 이를 집행하기 위해선 공개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현재 상태로도 (청와대) 압수수색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디까지 할 건지를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특검팀은 이미 여러 차례 청와대 압수수색 필요성을 거론하며 관련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 이 특검 대변인은 "청와대 측이 압수수색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법리 검토 중"이라며 "승인권자로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지목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 일각에선 "특검팀이 국정농단 핵심인물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못을 박을 경우, 청와대 측의 대응 방식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공식 수사에 착수한 지 나흘 만에 최씨를 비롯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청와대 간호장교였던 조여옥 대위, 정호선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번 사건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또 조만간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정책조정 수석을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정호성 전 비서관에 관해서는 "이미 검찰에서 47개의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했다"라며 "특검은 이번 추가 조사에서 정 전 비서관이 알고 있거나 추가로 다른 범죄에 관여돼 있다고 보여지는 의혹에 대해 확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속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정책조정 수석은 아직 소환되지 않았다. 특검팀이 박 대통령 지시를 직접 받은 안 전 수석 조사를 위해 최씨와 정 전 비서관 등을 우선 소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드러난 수사 결과의 내용을 짚어보면 최씨 지시를 받은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에게 최씨의 뜻을 보고하면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통해 최씨 요구를 들어줬다. 검찰의 공소장에도 이 같은 내용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 대면 조사와 함께 청와대 압수수색이 곧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검이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을 소환 조사해 기본적인 사건의 의혹을 밝혀내고, 연결고리인 안 전 수석을 추가로 소환해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바 있지만, 청와대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일반적으로 군사상 비밀 장소이기 때문에 압수수색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청와대의 기존 입장이다.

지난 16일 국정조사특위가 청와대 경호동 현장조사를 추진했을 때도 이와 같은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보다 적극적인 수사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조 관계자들은 "특검팀이 안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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