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위원회가 지난 19일 공개한 보고서에 네이버가 올해 1~5월 임의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제외한 건수는 총 1408건이었다. 이는 하루 평균 9건 키워드 수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그간 실시간 검색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부인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법령이나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 특정 키워드를 실검 순위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내부 지침을 갖고 있었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추가하거나 제외하지 않는다"라며 "이는 내부 지침이 아닌 KISO의 승인을 받은 공개된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네이버의 이같은 지침 자체가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구조화할 수 있는 독소 조항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자체가 청와대는 물론이고 정부부처, 국가정보원, 경찰, 검찰, 법원 등에서 불편해 하는 키워드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할 시 수정이 가능하도록 문을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색 포털 '다음(Daum)'의 경우에는 네이버와 달리 행정·사법기관에 특정 키워드를 제외하기 위해 열어둔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가 편의성 제공을 위해 검색기능에 추가한 자동완성·연관 검색어에서도 인위적인 개입은 이뤄지고 있었다.
KISO의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가 올해 3∼5월 신고 또는 자체 판단으로 제외한 자동완성·연관 검색어는 총 11만9317건으로, 하루 평균 1300개에 육박하는 키워드가 제외됐다. 네이버가 신고와 자체 판단으로 제외한 연관 검색어는 각각 7259건과 3만2343건이었다. 신고와 자체 판단으로 제외한 자동완성 검색어는 935건과 7만8780건이었다.
KISO가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사례에는 올해 2월 말 건국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발생한 성희롱·성추행 사건과 관련, 학교 측에서 요청을 받아 네이버는 자동완성·연관 검색어가 뜨는 것을 막았다. 또한 '○○분유 구더기', '○○○○ 불매운동' 등 특정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와 관련, 언론보도가 쏟아졌음에도 네이버 자체에서 불리한 검색어를 배제해준 사례도 있었다.
네이버는 이를 위한 '모니터링 팀'도 따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ISO 측은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가 적절한 시점에 유통되도록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측은 "기준에 의거해 제외 조치된 모든 검색어를 외부 기관인 KISO에 100% 전달하고 있으며, 실급검 운영 뿐 아니라 연관검색어, 자동완성어 등의 검색어 서비스들의 투명성과 조치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이 내용을 담은 '네이버 노출 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 보고서'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