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차관 "빗나간 주택 공급 전망…미분양 우려 큰 지역 속도 조절"

2016-08-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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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지역 공급과잉 가시화…선제적 대응

집단대출 규제 여부 등 모니터링 지속

김경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계대책 관리방안'에 포함된 주택 공급 조절과 관련해 취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7월 누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하는 등 당초 전망과 달리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정부의 주택 공급 전망치가 실현되지 않았다."

김경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주택 공급 속도 조절 내용이 포함된 취지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주택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침체될 것이란 관측에 따라 건설사들이 더 늦기 전에 토지를 조성해 분양을 쏟아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거시경제 전망 등을 감안할 때 일부 지역에서 공급과잉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 대응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은 41만6696가구로 전년 동기(38만2916가구) 대비 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분양 물량은 3.9% 감소해 25~30%까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빗나갔다.

7월 미분양 물량은 전월(6월) 대비 약 3100가구 늘어난 데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예정된 입주 물량이 100만가구를 웃도는 실정이다.

김 차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며 "그 결과 수요가 부족하고,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은 토지 매입단계부터 주택 공급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택지 공급 물량이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주택수급과 관련해 수요가 있는 곳에 다양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일관된 입장이다"며 "비수도권보다는 수도권에 주택 수요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공급 조절은 지금 상태 그대로 두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곳은 공급 조절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격차는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복안이다.

이번 대책에서 청약자격 및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의 규제가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투기 수요가 몰린 지역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서울 강남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올해 1~7월 누계 기준 1.83%로, 아파트만 보면 2.41%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남 아파트값이 6.4% 오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상승률이다.

그는 "올해 말까지 예정된 강남·서초지역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이 280가구, 송파가 380가구로 많지 않다"며 "이들 물량이 강남구 자체 주택 가격에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줄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집단대출 규제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소관"이라고 못박으며 "필요하다면 단계적으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겠지만 일단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5일 대책 발표 이후 공급 감소로 가격이 되레 오르고, 매도 호가가 오르는 등의 시장 반응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차관은 "추후에 어떤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정부가 개입할지를 말하는 것은 아직 무리가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부처와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 적절한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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