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회사를 합칠 예정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매물로 나온 증권사 몸값도 치솟을 조짐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앞으로 자기자본 규모별로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이나 인센티브를 차등 적용받게 돼 업계가 M&A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전날 내놓은 초대형 IB 육성안은 자기자본 기준을 3조원 이상~4조원 미만, 4조원 이상~8조원 미만, 8조원 이상으로 구분해 각각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곳은 NH투자증권(4조5000억원) 한 곳뿐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합병을 마치면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가진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한다. 두 회사 합병은 별 문제 없이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7월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 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에 냈다. 오는 10월 20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고, 합병안이 가결되면 11월 1일 통합법인이 출범한다.
KB투자증권·현대증권 합병법인 역시 자기자본 3조8000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한다. 두 회사 역시 합병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KB금융지주와 현대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식 교환을 통해 현대증권이 KB지주에 100% 자회사로 들어가기로 했다. KB금융지주 주식과 현대증권 주식 간 교환 비율은 1:0.1907312다.
현대증권 주주총회 예정일은 10월 25일, KB지주 주식으로 교환 예정일은 11월 9일이다. 주총 승인을 거쳐 KB금융지주 주식으로 전환되면, 현대증권 주식은 11월 22일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자기자본이 각각 3조4000억원과 3조2000억원으로, 두 회사 역시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도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할 예정으로, 증자를 마치면 자기자본을 2조5200억원대에서 3조원대로 늘릴 수 있다. 이 회사 또한 자기자본 4조원대를 목표로 M&A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증권사 매물 가운데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곳은 하이투자증권이다. 하이투자증권이 M&A 시장에 처음 나왔을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매각 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이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외국으로 눈을 돌렸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 초대형 IB 육성안이 새 변수가 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증권사 몸집 불리기가 본격화 될 전망"이라며 "이미 M&A 시장에서 하이투자증권 가치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