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의 안정 유지를 공언하자마자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인민은행이 속도는 조절하되 시장 변화에 따른 절하세 용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음을 재차 보여준 것이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CFETS)는 7월 마지막주 첫 거래일인 25일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을 전거래일인 6.6669 위안에서 0.29% 높인 6.68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0.29% 절하됐다는 의미로 지난 6일 이후 3주 만에 최대 절하폭이다. 전거래일인 22일의 0.30% 절상폭이 하루만에 사라져버렸다.
위안화 절하세 지속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고수하고 있다"고 답해 시장변화에 순응하되 필요시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위안화의 통화바스켓 대비 안정에 대해서는 "이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시장은 최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 절하세는 피할 수 없지만 인민은행이 충격 완화를 위해 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국내외 금융기관 상당수는 연내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이 6.8위안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는 분위기다. 그 이상의 절하는 인민은행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둔화, 자본유출 증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달러 강세 등으로 위안화 절하 압박이 지속되고 커질 것"이라며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설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23~24일 이틀간 개최된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경쟁적 환율 절하를 지양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G20은 24일 공동성언문을 통해 "경쟁적인 환율 절하를 지양하고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 등 기존 합의 내용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무역감소, 위안화 절하 지속 등에 따라 위안화 국제화의 발걸음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6월 거래규모 기준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1.72%로 5월의 1.9%보다 줄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점유율 순위도 달러(40.97%), 유로화(30.82%), 파운드화(8.73%), 엔화(3.46%)는 물론 캐나다 달러(1.96%)에도 밀린 6위에 그쳤다.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지난해 8월 2.79%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