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드배치에 노골적 ‘南南갈등’ 조장 전략 수사

2016-07-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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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항구·비행장 타격훈련” 공포 극대화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19일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고 하루 만인 20일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해 '남한의 항구와 비행장에 대한 선제타격 훈련'이라고 발사 목적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사시 남한 지역으로 들어오는 미군 전시 증원 전력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인 동시에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20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의 탄도로케트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며 "이번 발사훈련은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배치된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타격하는 것을 모의하여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또 "목표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탄도로케트에 장착한 핵탄두 폭발조종장치(기폭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번 검열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탄도미사일을 최정점 고도에서 하강시켜 핵폭탄을 터뜨리는 기폭장치를 실험했다는 의미로, 남한 내 주요 군사시설에 핵공격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사거리 3000~4000㎞에 달하는 무수단(화성-10)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이어 스커드(300~700㎞)와 노동(1300㎞) 미사일까지 남한 전역을 타격목표로 사거리를 줄이도록 고각발사체계를 적용했다고 밝힌데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성주 배치를 둘러싸고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미사일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해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에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이라고 명시한 한반도 지도에 남한의 울산 근방의 동해와 부산 앞 해상에 예상 탄착지점을 표시하는 사진을 실었다.

지도에는 북한의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날아가는 비행궤적이 그려져 있다. 동해상 낙하지점에서 우리의 울산항에서 부산항까지 곡선이 그려져 있고 탄착지점도 표시했다. 남한의 동해안 지역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특히 조선중앙방송이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장면과 함께 "목표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탄도로케트(미사일)에 장착한 핵탄두폭발조종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번 검열하였다"고 밝힘으로써, 올 초 김 위원장이 지시한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핵기폭장치 실험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유사시 미군의 병력 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용 항구와 비행장 등을 타격대상으로 노리고 있다"며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해당 지역에 대한 타격연습을 실시한 것으로도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 조치로 수세에 몰린 북한이 사드배치 국면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고 하는 모양새"라며 "앞으로 남남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파상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또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비행거리를 줄인 것은 사드 요격성공률에 대한 논란을 부채질하려는 속셈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고각으로 발사되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마하 10 이상의 속력으로 낙하하는 스커드와 노동을 마하 7 이상의 속력을 내는 사드 요격미사일로 맞추는 것은 제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북한의 스커드와 노동으로 울산 아래쪽의 동해안 주요 항구와 비행장을 타격하겠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상 사드를 경북 성주지역에 배치하는 게 군사적으로 부합하다고 지적했다.

울산 이남의 주요 항구와 비행장을 목표로 하강하는 이들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로 요격하는 것이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있는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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