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저출산 해결은 인구정책을 잘 수립하는 건 물론이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
서울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은 1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 추구하는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종로의 전체 인구 약 15만명 가운데 10% 가량이 70대 이상이다. 이 같은 고령층이 많다는 편견을 깨고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에 유니세프(UNICEF) 인증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창신동 내 재개발 정비계획이 무산되면서 흉물스럽게 방치된 공간에 '어린이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수립 중이다. 놀이터가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배우도록 할 생각이다.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면서 자립심까지 길러준다. 일본 도쿄에서 '아이들을 건강한 위험에 노출시키자'는 취지로 선보인 '모험 놀이터'를 모티브로 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적 혜택을 골고루 누리게 할 것"이라며 "아울러 집과 같이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보육공간을 마을 곳곳에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종로구는 최근 '북촌마을안내소'를 새롭게 단장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은 매년 100만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찾는 관광명소지만 통역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소가 낡고 좁았었다. 또 화장실을 가려면 근처 정독도서관까지 힘든 오르막과 맞서야 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사업은 초기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우선 혐오시설이라 인식되는 공중화장실 설치로 주민들의 거부감이 컸다. 연면적 150㎡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북촌마을의 정체성과 관광편의를 모두 고려해야 했다. 새롭게 짓는 건물이지만 현재 환경과 이질적이지 않도록 전통적인 재료인 벽돌을 주재료로 썼다. 안내소와 계단에는 현대적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오래된 화장실과 창고 등을 과감히 정비했다. 거대한 옹벽을 허물어 서울교육박물관, 정독도서관에 이르는 동선을 연장시켜 경관개선 효과를 키웠다. 건물은 세 동으로 나눠 북촌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도록 배려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들이 주민들에게는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관광객에게 쉼터이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났다"며 "존재감이 없었던 서울교육박물관까지 주목받는 계기가 돼 주변시설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