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 가구 500만 시대, 기존의 공동체 생활방식을 거부하며 혼자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세대들이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증가하면서 ‘싱글(Single)'과 ’솔로(Solo)‘의 이니셜인 ’S'와 세대(Generation)을 결합한 'S-Generation', 즉 S세대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문화포털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는 최근 3년간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진 4억 건의 글 중, ‘혼자’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된 단어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2013년까지는 ‘혼자여서 힘들다’가 1위였지만 2014년부터는 ‘혼자라서 좋다’가 1위를 차지했고, ‘혼자라서 편하다, 신나다’가 5위와 9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혼자라는 것이 결과가 아닌 선택이 되면서 ‘혼자’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까지 달라진 것이다.
한편, 한국의 1인가구 증가는 주목해야할 변화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1인가구 비중은 9.0%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23.9%로 증가했으며, 2035년에는 31.3%인 7,628천 가구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에 평균가구원 수는 점점 줄어들어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4인 가족 형태는 더 이상 대표적인 가구형태가 아니게 되었다.
이처럼 1인가구 비중이 커지면서 1인가구는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했다. ‘솔로이코노미’라는 용어까지 등장시키며 ‘나홀로족’은 소비행태와 사회풍속에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1인 가구 소비키워드. 'S.O.L.O'
문화포털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근 1인 가구 증기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토대로 1인 가구 소비 키워드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첫째는 'Self', 나를 위한 자기지향성 소비이다. 1인가구는 가장 큰 가계지출을 식생활비로 소비하고 있어 여행, 취미 등 문화생활로 달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취미생활이나 자기계발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둘째는 ‘Online', 온라인소비다. 1인 가구 소비자는 주로 ‘무겁거나 부피가 크고, 구매 빈도가 잦은’ 생활필수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패턴을 갖고 있기때문에 온라인쇼핑몰들은 1인 가구에게 생수, 물티슈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나 24시간 안에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셋째는 ‘Low-Price', 저가지향성 소비이다. 이는 할인 기간을 기다려 구매하는 것으로 가격대가 저렴하면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1인 가구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One-stop', 편리성지향 소비이다. 적은 양을 간편하게 소비하려는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을 바탕으로 편의점은 연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식품업계는 1인 가구를 겨냥한 가정간편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의 소비지출규모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2010년 60조 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2030년엔 194조 원에 달해 4인 가구 지출 규모인 178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 솔로, 싱글, 그리고 홀로서기
1인 가구는 모두 혼자 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 같은 1인 가구는 아니다.
1인 가구는 크게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해 하며 나홀로 주의를 더욱 강화시키는 일명 ‘나홀로족’, 경제력 있는 여성들의 증가로 일명 골드미스라 불리는 ‘싱글족’, 그리고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혼자 남게 된 ‘홀로서기족’으로 나뉜다.
‘나홀로족’은 주로 20·30 젊은 층으로, ‘나홀로족’이 가져온 가장 대표적인 변화로 ‘1인 미디어’가 있다. 초고속 인터넷 문화와 1인 가구가 만나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만들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 먹방, 쿡방, 뷰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는 인터넷 개인방송은 1인 가구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줬다.
또한, 생방송과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은 1인 방송만의 장점이었다. BJ(Broadcasting Jockey)라는 새로운 직업까지 만들어내며 인기를 얻어 마니아층만 즐기던 1인 방송은 공중파까지 진출해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 KBS의 ‘어서옵SHOW' 등 1인 방송 포맷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싱글족’은 주로 여성들이다. 결혼관의 변화로 비혼·만혼이 늘어나면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늘어났다. 이들은 결혼을 통해 아내, 주부, 엄마보다 친구, 직장동료와의 교류에 더욱 매력을 느끼고 높은 소득을 바탕으로 고급 소비문화를 즐기고 있으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아 ‘포미(For me)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삼성카드의 빅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20~30대를 중심으로 요리학원, 예체능학원 등의 이용건수는 2013년 대비 34%가 늘어났고, 인테리어 관련 용품의 구매 역시 47%나 급증했다. 때문에 소비업계의 블루칩인 ’싱글족’ 겨냥한 프리미엄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 ‘홀로서기족’은 주로 중장년층으로, 황혼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살게 된 사람들로 1인 가구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홀로족’이나 ‘싱글족’과 달리 스스로 선택했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된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 1인 가구의 경우 뚜렷한 직업이 없어 경제적, 정책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홀로서기족’ 1인 가구에게 주거안정 및 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 따로 또 같이...'공유' 트렌드 눈길
문화포털에 따르면 이제 ‘혼자됨’은 ‘도태’가 아닌 ‘자립’이다. 1인 가구는 혼자임을 즐기지만 사교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과거 ‘나홀로족’ 1세대들은 주로 독립적인 공간을 선호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개방적인 공간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태원의 한 카페에 가면 생전 처음 보는 ‘나홀로족’들이 함께 둘러앉아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른바 요즘 유행하는 ‘킨포크(kinfolk) 라이프’다. 킨포크족은 ‘낯선 사람들과의 즉석 만남을 통해 음식을 나눠 먹고 즐기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로, 가구형태는 1인 가구이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1인 가구의 또 다른 트렌드는 ‘쉐어하우스’다. ‘둘 이상의 사람들이 하나의 주택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는 최근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새로운 주거형태로, 치솟는 임대료와 외로운 고시원과 원룸의 대안으로 서시는 이러한 종류의 주택을 확산시키기 위한 지원 정책을 도모하고 있다.
1인 가구는 혼자를 즐기고 있지만, 1인 가구이기에 더욱 사회적인 유대감이 필요하다. 과거와 달리 친밀한 관계가 반드시 가족에 한정될 필요는 없으며, 개인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보장되는 한 ‘따로 또 같이’하는 1인 가구의 삶의 질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편, 문화포털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1인 가구에 대한 지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한다. 1인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주거와 복지 및 건강 격차해소, 공동생활가정, 소셜 다이닝, 여가 생활 등 서울시를 시작으로 1인 가구 맞춤형 복지 정책이 전국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