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뮌헨)임의택 기자 =프랑크푸르트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 정도 날아가면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뮌헨’을 만날 수 있다. 매년 10월 열리는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로 우리에게 친숙한 도시이기도 하다.
전 세계 14개국 30개에 이르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BMW의 본거지도 바로 이곳 뮌헨이다. 현재 이곳은 BMW 공장뿐 아니라 엔진의 4기통을 형상화한 BMW 본사 건물, 오랜 역사를 모은 BMW 뮤지엄, 신차 전시와 출고를 경험할 수 있는 BMW 벨트(영어로 World)가 한 데 모여 있다.
◆좁은 공간 효율적으로 활용…환경도 배려
친환경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것도 자랑거리다. 뮌헨공장 가이드는 “차체에 색상을 입히는 도장 공정 과정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도료는 물과 함께 쓸려 내려가 걸러진 뒤 플로어 매트 제작에 활용된다”며 “프레스 작업에서 잘려나간 강판 조각도 100% 재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뮌헨 공장에서는 1800명의 직원들이 연간 350종류의 엔진 30만개를 생산한다. 엔진 조립은 6, 8기통 엔진과 특수 엔진 등 3개 조립 라인으로 구성된다. 특수 엔진은 M3, M4, M5, M6의 직렬 6기통 V10 엔진, 760i와 롤스로이스의 12기통 엔진 및 V8 디젤 엔진 생산라인이다. 이 가운데 V12 엔진은 철저한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현재 뮌헨 엔진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1250여개다.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공장에 많은 방문객이 몰리는 이유는 공장 바로 옆에 마련된 BMW 벨트와 뮤지엄 덕분이기도 하다. BMW 뮌헨 제1공장은 1962년부터 외부인의 공장방문이 이뤄졌으며, 1980년대 말부터 신차를 인수하려는 이들이 찾으면서 방문객이 늘어났다. BMW는 이들 고객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2007년에 BMW 벨트가 설립했다. 지금까지 20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으며, 연간 방문객은 15만 명에 이른다.
BMW 벨트는 차량 딜리버리 센터를 비롯해 산업 및 문화 회견장, 콘서트 홀, 레스토랑, 쇼핑몰뿐 아니라 약 800㎡ 규모의 기술 및 디자인 스튜디오, 180m 길이의 자동차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BMW 벨트의 방문객 중 독일인은 30% 정도이고, 대부분은 미국, 아시아, 중동 등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다. BMW 벨트 가이드는 “미국인들은 주문한 차를 인수해 임시번호판을 달고 유럽을 일주한 후, 배에 차를 실어 미국으로 보낸 후 휴가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한다. 취재하는 도중에는 차를 인수하는 중국인도 볼 수 있었다.
◆BMW 역사 집대성한 ‘100년의 마스터피스 전시회’
BMW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BMW 뮤지엄은 2년6개월의 공사를 거쳐 지난 2008년에 재개관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BMW 그룹 100주년을 기념하는 ‘100년의 마스터피스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1916년 BMW의 태동부터 2차 세계대전의 암울한 역사를 거쳐 지금의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하기까지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또한 BMW 328(1936), BMW 507(1955), 섬유를 소재로 한 콘셉트카 ‘BMW 지나(2008)’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BMW의 명차를 한 눈에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후 최초로 V12 엔진을 얹어 벤츠 S클래스를 판매량에서 눌렀던 2세대 7시리즈(e32)도 100선에 뽑혀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