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트럼프의 행보는 최근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1위인 지지율에 기반한 것이다. 미국 에머슨 대학이 27일 공개한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35%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1위를 차지했다. 젭 부시 전 주지사가 18%의 지지를 얻으면서 깜짝 2위로 등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격차는 크다. 전날인 26일 발표된 미국의 5개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는 2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CNN방송과 여론조사기관 ORC의 공동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는 전국 지지율에서 41%를 기록, 19%에 그친 크루 후보를 2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다가왔지만, 여전히 여론조사 순위가 바뀌지 않자 공화당 지도부 및 슈퍼팩 기부자 등이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 등은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현상'에 대한 책임 전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당 내 주류로 꼽히는 젭 부시, 마르코 루비오 등의 지지율이 모두 지지부진한 가운데, 공화당과 반(反) 트럼프 공화당 지지자들이 움직임도 분주하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현상을 막기위해 과반지지 후보가 없을 때 당 지도부가 나서서 대선후보를 정하는 ‘중재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 도입 논의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한편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선출을 반대하는 '아워프린시플스팩(Our Principles PAC)' 수퍼팩(액수에 제한없이 합법적으로 선거자금을 기부하는 조직)까지 등장했다고 CNN은 지난 21일 보도했다.
언론재벌이자 블룸버그의 출마도 트럼프의 폭주를 막을 카드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공화당이 트럼프를 저지하지 못할 경우 본선에서 블룸버그를 내세워 사실상 공화당 후보 역할을 하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업인 출신이나 모든 면에서 블룸버그가 트럼프보다 나은 만큼 블룸버그가 충분히 트럼프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지적한 바 있다.
미국 보수 진영의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27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의 대선 출마를 종용하고 나섰다. 폭스 뉴스 소유주인 머독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이 블룸버그의 마지막 기회"라면서 "일단 (선거판에) 참여할 때까지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아무로 모른다. 모든 것이 바뀔 수 있고, 특히 선거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