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돌출행동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이번에는 대선 후보주자 토론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폭스뉴스가 토론회의 참가자 명단을 발표한 뒤에 트럼프가 아이오와 코커스 전 마지막 토론회 최종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 아이오와 주 마셜타운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스뉴스가 나 없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 보자"고 비난하면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캠프 역시 불참을 공식화했다. 이렇게 되면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는 여론조사 선두주자 없이 진행되게 된다.
트럼프의 불참은 폭스뉴스의 앵커인 메긴 켈리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다. 지난해 8월 1차 TV토론에서 켈리가 트럼프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 삼자 트럼프는 토론 후 켈리를 매력적인 외모에 머리는 빈 여자를 뜻하는 '빔보'(bimbo)라고 부르고 켈리가 월경으로 예민해져 자신에게 악의적 질문을 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그는 지난 25일 CNN 방송에 출연해 "나는 그녀를 싫어한다"며 "그녀는 공정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폭스 뉴스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자신이 결코 언론인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트럼프가 켈리의 질문을 그렇게까지 두려워하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비꼬았다.
NYT는 26일 오전 폭스뉴스의 발표가 트럼프의 마음을 돌리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폭스뉴스의 로저 에일스 회장은 "켈리는 훌륭한 언론인이며 우리 회사 전체가 그를 지지한다. 켈리는 28일 토론 무대에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폭스뉴스 측은 또 "우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을 때 아야톨라와 푸틴이 트럼프를 '부당하게' 대우하려 한다는 첩보를 접수했다"면서 "트럼프는 트위터 팔로어들로 채워진 내각과 함께 (부당한 대우를 하는) 이란·러시아와의 회동에 참여할 지를 여부를 결정하는 비밀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풍자적 성명을 내면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