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잘 하라"던 알리바바, SCMP 독립성 지켜줄까

2015-12-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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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수가 확정되자 신문 논조 변질 우려가 다시 한 번 제기됐다.

"모든 미디어는 정치적이라 관심없다"고 선을 그었던 마윈 알라바바회장이 중국에서 가장 '정치적'인 홍콩 영자지 SCMP 손에 넣은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하고 있다고 파이낸셜뉴스(FN)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는 1903년 영국령 하에서 설립돼 중국 환수 이후에도 정부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외국인들이 경영을 맡으면서 톈안먼 사태 25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중국 관영 언론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마윈 회장은 "인수 이후 편집국의 독립성을 유지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SCMP가 전년 동기보다 상반기 이익이 6% 줄어들었고 종이 신문 광고 수익 감소 등의 사업 부진을 겪고 있어 마냥 독립적이기 힘들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마윈이 막대한 자금력은 물론 새로운 플랫폼인 인터넷 부문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알리바바 측이 보였던 행보들도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다.

2013년 한 SCMP 기자는 '마윈의 톈안문 사태 인터뷰'를 오보했다는 이유로 알리바바 측의 항의를 받아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마윈이 톈안문 사태 자체를 말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비유였다는 지적이었다.

마 회장은 친정부적 색채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인과 정부는 서로 존중해야 한다"며 "정부가 사업가에게 행사하는 권력은 막강하다"고 덧붙였다.

마윈의 오른팔 격인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SCMP가 중국에 좀 더 온건적일 필요가 있다고 요구한 적도 있다. 또 외신들에 대해 "중국 정부 시스템에 동의하지 않아서 보도 관점이 흐려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반두르스키 홍콩 중문대 중국미디어연구 담당 교수는 "중국이 말하는 객관성의 의미는 '편견이 없다'는 뜻보다 '중국에 보다 긍정적인 보도'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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