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은 이번에는 추석과 일요일이 겹쳐 명절 분위기가 반감된 모습이다. 이를 제외하면 북한 주민들이 추석을 쇠는 모습은 성묘와 민속놀이 등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상의 묘를 찾은 주민들은 벌초 뒤 음식과 술을 차려 차례를 지낸 다음 제사상의 음식을 나눠 먹는다. 하지만, 산소를 찾아가는 것은 승용차를 가진 간부들과 달리 일반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교외에 있는데다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국이 별도의 교통편을 마련해주거나 지방에 산소가 있는 사람들은 휴가를 내 다녀오기도 한다.
일부 대도시 주민들은 성묘 대신 추석날 오전 집에서 간단히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는 놀이공원 등 나들이에 나서기도 한다.
평양시를 비롯한 대도시의 공원에서는 줄다리기, 그네뛰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특히 2005년부터 매년 열리는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는 추석의 단골 인기 프로그램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올해 대회가 지난 15∼17일 평양 능라도에서 열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체급과 관계없는 '비교씨름경기'의 우승자에게는 1t에 달하는 황소와 금소방울이 수여됐다.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요즘 북한에 통신수단이 발달해 전화로 친척에게 안부를 묻는 것으로 차례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추석날 방송에서는 춘향전 등 특선영화와 씨름중계 등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김일성 주석이 과거 전통명절을 배격했다고 남한에 알려진 것과 달리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한 번도 추석을 명절에서 제외하거나 성묘를 금지한 적이 없다.
따라서 조상 숭배와 민간 풍속을 봉건적 잔재로 매도했던 60년대 말∼80년대 말에도 북한 주민들은 매년 성묘를 해왔다.
다만, 우리는 추석을 민족의 최대 명절로 치지만 북한 언론들은 '민족명절'이라고만 표기할 뿐이다. 북한의 민족 최대명절은 바로 김일성 생일(4월15일, 태양절)과 김정일 생일(2월16일, 광명성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