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배인선 기자 =미국 정부가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거의 동시에 워싱턴DC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애 첫 미국 방문인데다, 시 주석으로선 국가주석 취임 뒤 두번 째 방미이지만 국빈 방문은 처음이다.
교황은 3박 4일 간 쿠바 방문을 마치고 22일(현지시간) 오후 4시께 워싱턴 DC에 도착한다. 미국 정부는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 삼엄한 경계를 펼치는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가 직접 비행장을 찾는 등 극진한 영접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이다. 교황이 미국 의회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0여 개국 정상 또는 대표가 모이는 유엔총회 연설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황은 24일 역사적인 상·하원 합동연설을 마친 뒤 성패트릭 성당을 방문해 수백 명의 노숙자와 극빈자, 이민자들을 만나는 데 이어 일용 노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성마리아 식사' 푸드트럭 봉사 현장도 찾는다.
미국 국토안보부 등 정부 기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의 잠재적인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일찌감치 경호에 온 힘을 쏟아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도 교황의 방미에 앞서 외국과 국내 테러리스트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황을 맞이할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속도로와 시내 중심가 도로를 일부 폐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 6s와 아이폰 6s 플러스 등 각종 상품 배송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중국인 인권단체 등은 시 주석 방미를 벼르고 있다. 중국인 인권단체 ‘공민역량’(公民力量)의 양젠리(楊建利)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를 통해 시 주석이 워싱턴에 도착하는 당일 백악관 인근 라파에트 광장에서 인권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티베트 자유를 위한 학생들'(SFT) 단체도 웹사이트를 통해 시진핑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는 25일 당일 백악관 밖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재미 대만인 단체인 대만인공공사무회(FAPA)도 같은 날 티베트 인권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시위대와 마주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미 수 주전부터 미국 정부 측에 경호 경비를 철저히 해 달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에 대한 의전은 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에서 맡는다.
중국은 지난 2006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눈 앞에서 파룬궁 수련자가 소동을 벌이는 껄끄러운 상황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방미 첫 행선지인 시애틀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머무는 기간 시내 주요 도로 교통이 통제된다. 모두 오바마 대통령과 동급 수준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