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주주명부를 갖게 되면 다음 달 있을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한 양 측의 우군 확보 경쟁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23일 삼성물산 관계자에 따르면 "엘리엇이 주주명부를 요청해 왔고 이를 거절한 명분은 없다"면서 "24일 쯤 주주명부를 엘리엇 측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지난 16일 삼성물산에 서신을 보내 주주명부의 열람과 등사를 청구한 상태다.
주총에서 주주들의 총회 참석률이 70% 정도일 것으로 가정할 때 합병 찬성 안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삼성물산은 47% 안팎의 주주동의를 얻어야 한다.
반대로 엘리엇 측은 23% 가량을 규합하면 합병 반대 안을 성사시킬 수 있다.
현재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엘리엇 지분 7.12%를 포함해 33%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가진 삼성물산 지분은 21.2%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국민연금이 9.92%를 보유,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확보한 확실한 우군은 삼성그룹 특수관계인 지분 13.65%와 KCC 지분 5.96%로 합쳐서 19.61%다.
이에 삼성물산의 최치훈 사장(건설 부문)과 김신 사장(상사 부문)은 연일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에 나서며 투자자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 역시 국내에서 합병 반대 관련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 한국어 자료를 올리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부당함을 알리는 2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과 삼성물산의 문제 해결은 단기간 안에 끝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올해 안에 마무리 될 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엘리엇 측 변호사는 지난 19일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 제기한 2건의 가처분 소송에 대한 첫 심문에서 "주총과 합병이 이어지면 무효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재적 문제 있는 합병을 지금이라도 중지해 향후 발생할 더 큰 혼란과 혼선을 방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