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홍콩 보건당국이 메르스 대응 등급을 '경계'에서 '엄중'으로 격상한 지난 8일(현지시간) 이후 6일간 병원에 격리돼 메르스 감염 여부를 검사받은 한국발 여행객 수가 1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 보건당국은 지난 8일 이후 13일 정오까지 한국발 여행객 157명과 중동발 여행객 11명 등 모두 168명이 발열 등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여 현지 병원에 격리된 채 메르스 감염 여부를 검사받았다고 14일 보도했다.
홍콩 당국은 중국 출장 중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이 지난달 26일 홍콩을 경유한 것으로 확인된 이후 메르스 유입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홍콩당국은 메르스 대응 등급을 '경계'에서 '엄중'으로 격상한 이후 9일 한국에 대한 '홍색'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홍콩 보안국의 여행 경보는 '황색', '홍색', '흑색' 3단계로 구분되며 2단계인 홍색은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고 기존 여행 계획을 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8일부터 발열 등 증세를 보이는 한국발 여행객을 모두 메르스 감염 의심자로 분류해 병원에서 격리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의료센터는 중환자실(ICU)에 한국과 중동 여행 여부와 관계없이 심각한 호흡기 감염 증상을 보이는 모든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메르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현재 홍콩 내에서 메르스와 증상이 비슷한 독감에 걸리는 환자가 늘고 있어 정부 당국의 메르스 방어 노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4월 22일까지 홍콩에서 독감으로 496명이 사망했으며 지난주 환자 시료 검사에서 독감 양성 반응을 보인 비율은 14.8%로 전 주의 9%보다 급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