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원유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유제품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송용헌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은 2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원유 재고를 해결하기 위해 젖소 도축을 비롯해 송아지 모유 먹이기, 기본생산량 초과원유의 생산 자제, 원유 소비 촉진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우유 공급 과잉, 신사업 개척해 위기 타파
서울우유는 발효유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송 조합장은 "서울우유는 발효유에 있어서도 100% 국산 원유와 분유를 사용하고 있다"며 "발효유 성장을 통해 서울우유가 생산한 원유와 분유의 판매량 극대화를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발효유 시장 매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요구르트 4종'은 출시 5개월만에 일 판매량 25만개를 돌파했다. '상큼함이 살아있는 요구르트 3종'도 프리미엄 과일 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시 한달 만에 일 평균 판매량이 1만개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송 조합장은 "지난해 발효유 부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덕분에 다양한 신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발효유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9대 조합장으로 연임한 그는 18대 임기 초반 부터 신공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양주, 용인 등에 흩어져 있는 공장을 양주에 통합해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송 조합장은 "우유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면 유가공 산업에 있어서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신공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며 "신공장 건설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입도 창출하는 등 낙농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공장은 올해 허가를 받고 내년 상반기 쯤 착공할 예정이다.
서울우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하나로 중국 수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어린이 우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국내와 달리, 중국에서는 2008년부터 안전한 어린이 우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우유는 이미 2008년부터 국내 유업체로는 유일하게 어린이 전용우유 '앙팡'을 수출 중이다.
중국 정부가 새로운 수출법 개정을 이유로 수출을 중단한 백색시유도 설비를 보완, 오는 8월부터 수출을 재개할 계획이다.
송 조합장은 "중국에 15개의 대리점 확보를 해놓았다"며 "중국 유통 시장의 특성을 계속 검토하면서 수출 할 수 있는 품목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성과도 냈다.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정부기관(JAKIM)으로부터 멸균우유 6종과 유음료 3종 등 일반 우유는 물론, 어린이 전용 초콜릿 멸균우유와 과채음료 등의 할랄 인증을 받은 것이다.
◆ "정부에 업계 목소리 전달할 것"
최근 유업계에서는 더 이상 흰 우유 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우유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고민하고 있다. 송 조합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원유의 품질 및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고부가 가치의 유제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올해 3월에는 기능성 우유 브랜드인 밀크랩(Milk Lab)을 공식 론칭하면서 우유 단백질을 강화한 ‘밀크랩 고단백 저지방 우유’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우유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육류와 같이 별도의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단백질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또 일반적인 제품 보다 단백질 흡수율이 높아 영양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송 조합장은 "현재 수입에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고급치즈도 개발할 것"이라며 "백색시유의 새로운 돌파구나 경쟁력 있는 신규 카테고리를 창출하겠다"고 자신했다.
또 19대 임기 동안 조합의 수장으로서 조합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낙농을 위한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사회적 기피와 높은 업무 강도로 힘든 조합원들을 위해 특정 시간 젖소들을 돌봐줄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낙농인들에게 여유와 휴식을 주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 애로사항 중 하나인 축분 처리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뿐만 아니라 유기농 사료 등을 도입하고 HACCP 인증 시설을 더 확대함으로써 친환경 낙농의 토대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유업계 1위 업체로서 정부에 업계의 목소리도 전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소의 사료를 자급자족 하는 것 조차 불가능한, 낙농하기 참 어려운 여건입니다. 정부와 개선 방안에 대해 머리를 쥐어 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