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금펀드 수익률이 살아나고 있다.
어두운 경기전망이나 양적완화에 나서려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금값에는 호재다. 경기 불확실성ㆍ급격한 통화 확대는 모두 금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키울 수 있다.
22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돼 있는 10개 금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전일까지 9.30%를 기록했다. 최근 2년 사이 30%에 맞먹는 손실을 냈던 금펀드 수익률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값은 올해 들어 9% 넘게 뛰었다. 금 선물 가격은 2014년 8월 이후 처음 1300달러를 넘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현지시간 21일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130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ECB가 대규모 국채매입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스위스중앙은행(SNB)이 환율 방어를 포기한 게 금값 상승을 본격화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WB)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한 것도 마찬가지다.
실물시장에서도 금값은 오름세다.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금값은 전일 1g당 4만5300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7% 넘게 뛴 것이다. 1000g 남짓에 머물던 하루 평균 거래량도 1만g을 넘어섰다.
은행권에서 금을 실물로 거래하면 부가가치세 10%와 수수료 약 4%를 내야 한다. 이에 비해 거래소 금시장에서는 인출할 때만 10% 부가세를 물린다. 금펀드는 부가세 대신 돈을 벌었을 때만 이익 가운데 15.4%를 세금으로 낸다.
금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조심할 점도 여전히 있다. 달러 강세가 추세적인 만큼 상품가격 오름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달러 독주 시대이니 금을 사는 데 적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술적인 반등을 노리기보다는 하반기까지 긴 호흡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