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박지원 방북 불허…"정치적 논란 가능성 고려"

2014-12-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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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정부가 23일 북측의 초청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던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방북을 불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우선 정치적 논란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현정은 회장 등 현대아산 관계자 7명과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등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7명의 24일 개성 방문을 승인하면서 함께 방북을 신청한 박 의원에 대해선 방북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번 방북 신청은 김정일 3주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및 현정은 회장이 조의를 표시한 데 대해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지난 19일 북한이 방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이 조화를 받을 때와 전달할 때도 (북한에) 올라갔고 이번에는 구체적 액션 없이 감사 인사만 듣기 위해서 최근 3차례나 방북하는 점 등이 적절하지 않다고 정부는 판단했다"며 "정치인이 거듭 방북하는 것이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이 여사를 대신해 김정일 3주기 조화를 전달하기 위해 박 의원이 방북했을 당시 여당 일부 의원들이 박 의원의 방북을 강하게 비난한 것을 정부가 감안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제쳐놓고 최근 김정일 3주기를 계기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통해 대남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정부 내 기류가 이번 결정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 고위급 접촉을 비롯한 당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김양건의 방북 요청에 대해 "북한이 당국 간 대화는 나오지 않으면서 자꾸 다른 쪽으로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는 북측에서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자칫 이번 방북이 북한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박 의원의 방북을 불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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