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쇼크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미미… 당국 "모니터링 강화"

2014-12-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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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유가와 함께 추락하면서 주요국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으나, 우리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러시아 경제위기가 신흥국으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도 마냥 안전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7포인트(0.21%) 하락한 1900.16을 기록하며, 약보합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발 쇼크뿐 아니라 우리 시간으로 1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가 관망심리를 키웠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지속하며 이날만 약 42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엿새 동안 누적 순매도액은 2조2983억원에 이른다.

반면 지수가 1900선을 방어한 것은 기관이 연기금·투신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기관은 403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094.9원으로 하루 만에 8.2원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이에 동조화하면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이날 2.169%를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년물도 2.357%로 5일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불안한 대외 상황에도 국내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은 러시아와 연결고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9월 말 현재 국내 금융사가 보유한 러시아에 대한 외화 노출(익스포저) 잔액은 13억6000만 달러로 전체(1083억4000만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불과하다. 러시아에 대한 교역 비중도 약 2%밖에 안 된다.

한국은행 국제국 관계자는 "외화 익스포저를 비롯해 러시아와 관계가 크지 않아 현재로서는 영향이 제한돼 있다"며 "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으므로 앞으로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대외변수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루블화 가치 추락은 국제유가 때문인데, 이는 유가하락이라는 긍정적인 면, 디플레 우려라는 부정적인 면이 혼재해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디플레 우려가 더 크게 부각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루블화 추락이 신흥국에 번질 가능성은 물론 미 FOMC 회의 결과에 따른 여파를 모니터링하고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도 "유관기관과 함께 유사시 대응방안으로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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