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인 이른바 ‘정윤회 문건’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선거의 당락을 가르는 수도권, 40대, 화이트칼라 등 ‘중도층’의 비토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차 국정운영 동력이 급속히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은 같은 기간 3% 포인트 상승한 48%였다. 부정 평가 비율이 긍정 평가보다 6% 포인트 높은 셈이다. 10%(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6%)는 의견을 유보했다.
◆朴 대통령, 7·30 재·보선 이후 최대 위기…국정쇄신 불가피할 듯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이 긍정 평가 비율을 5% 포인트 이상 앞선 것은 7·30 재·보선 이후 처음이다. 지지율 기준으로 보면 최근 5개월간 최대 위기라는 분석도 가능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5% 포인트 이상 앞지른 것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 당시인 6월 셋째 주∼7월 둘째 주 △세월호 참사 100일 당시인 7월 하순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 파문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다면, 집권 3년차 때 ‘박근혜 위기론’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대목은 중도층의 핵심 계층인 수도권과 40대, 화이트칼라의 지지율이 ‘경고등’ 수준이라는 점이다. 박 대통령이 정통적인 ‘스윙보터(Swing voter-특정 정당이 아닌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부동층)’ 성향을 보이는 이 계층을 끌어안지 못할 경우 지지율 모멘텀 마련 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서울 39% △인천·경기 36% △40대 37% △화이트칼라 26% 등 전체 평균 지지율을 밑돌았다.
세대별 지지율 간극도 극심했다. 세대별 긍정률은 60세 이상 72%, 50대 52%, 40대 37%, 2030세대 21% 순이었다. 반면 부정률은 2030세대 60%, 40대 53%, 50대 40%, 60세 이상 21%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세와 관련, “부정 평가 이유에서 ‘소통 미흡(+3% 포인트)’과 ‘인사 문제(+5% 포인트)’ 지적 증가와 함께 소수 응답으로 ‘청와대·정윤회 문건 파문(1%)’이 직접 언급된 점이 두드러졌다”며 “이들은 모두 연관된 내용으로 볼 수 있으며, 이번 주 대통령 직무 평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새누리당은 지난주 대비 1% 포인트 하락한 41%, 새정치민주연합은 같은 기간 1% 포인트 상승한 22%를 각각 기록했다. 이 밖에 정의당은 3%, 통합진보당은 2%, 부동층(없음·의견유보)은 32%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4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을 통해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응답률은 17%(총통화 6070명 중 1003명 응답 완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