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현행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는 거래구조와 원가구조를 고려할 때 일반 카드거래와 같은 1.90%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자동차 복합할부는 일반 카드거래와 달리 자금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자동차 판매사로부터 받은 1.90%의 수수료율 가운데 1.37%를 캐피탈사에 넘겨주고, 캐피탈사가 이를 자사의 영업에 활용하기 때문에 자동차사의 의사와 관계없이 캐피탈사의 영업비용을 지원해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카드 복합할부가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업계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판촉 재원과 기회를 상실하게 돼 결국 자동차 가격의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곧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금융당국이 자동차 금융의 독과점을 막기위해 캐피탈사 한 곳이 특정 자회사의 금융상품을 25% 이상 취급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데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계열할부금융 이용 비중을 보면 BMW 79.00%, 폭스바겐 70%, 닛산 68.00%, 혼다 66.00%, 도요타 63.00% 등이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63.00%와 49.00%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계열 할부금융을 통해 자동차 판촉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금융정책 당국이 이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과도한 규제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두 차례에 걸쳐 가맹점 계약 기간을 연장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KB국민카드에 현행 1.85%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1.00∼1.10% 정도로 내려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반면 KB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기존 1.85%에서 1.75%로 0.10%포인트 이상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