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으로 이통 3사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네 탓 공방'을 펼치고 있고 일부 판매점은 뒤늦게 개통취소·기기회수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반 혼란을 딛고 자리를 잡아가나 싶었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은 시행 한 달 만에 벼랑끝에 몰렸다.
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2일 사이 발생한 '아이폰6 보조금 대란'과 관련해 이통 3사 임원을 긴급 호출하고, 형사 책임을 질 임원진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이날 열린 직원 월례조회에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이런 일(아이폰6 보조금 대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엄중히 대응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애초 정부가 이통 3사의 주말 개통업무를 허용하면서 모니터링을 소홀히 해 대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SK텔레콤과 KT가 아이폰6 예약물량 해소 등을 이유로 주말 개통업무 처리를 미래부에 요청했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반대했으나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등의 업무가 가능하도록 의견이 모아지면서 미래부가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아이폰6의 열기에 대비해 현장점검에도 나서지 않았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이통 3사의 주말 개통 업무가 시작되면서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은 터졌고 뒤늦게 정부는 후속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의 주말 개통 요청을 막을 이유는 없어 허용할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 시장조사관을 파견해 보조금 지급 방식과 규모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논의 중으로 추후에 후속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때늦은 정부의 후속 조치에 과징금을 우려한 일부 판매점이 개통 취소 및 기기회수에 나서면서 시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단통법만 믿고 사전 모니터링을 소홀히 한 정부 탓에 일선 대리점과 애꿎은 고객만 손해를 입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