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노력해서 성공하는 시기는 아쉽게도 지나갔다"는 저자는 "‘25년 불황’의 일본이 선험자이므로, 일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해 개인과 기업, 국가가 각성하자는 취지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25년 경력의 베테랑 애널리스트로, KDB대우증권의 리서치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 국내 최초로 자산가격 하락을 예언해서 적중시키기도 했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의 영역에서 일본화는 더 이상 낙관적 미래가 아니다.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소비와 저축, 투자 모두가 제자리걸음인 사회. 국가 부채의 증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사회의 양극화, 환경오염의 심화, 공급 과잉, 기술 발전의 지체 등 요인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기 불황을 넘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 걸친 종합적 침체인 '전환형 복합불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경제성장률 하락은 ‘월급 감소’와 ‘아파트 가격’ 같은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파이가 줄어드는 제로섬(zero-sum) 사회에서는 다툼과 갈등, 폭력이 무성해진다. 최근의 퇴행적인 전체주의 분위기나 소외와 차별 사건들이 방증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에서조차 소위 일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본형은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할 모델이지만 점점 닮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경제도 점차 전환형 복합불황에 빠져가고 있다. 여기저기 서 신 4저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아직 정부부채(2013년 현재 480조 원) 규모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공기업의 부채까지 합산(875조 원)하면 GDP대비 60% 수준까지 증가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향후 국가재정은 매우 빠른 속도로 악화될 전망이다. 고령화와 사회안전망 약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북통일을 위한 자금도 비축해야 한다. 최근 공무원연금 개정을 둘러싼 갈등은 한국사회를 뒤흔들 미래 갈등의 예고편이다. 그러나 지금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인지 혹은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둔화되는 ‘디스인플레이션’인지와 같은 소모적 논쟁만 하고 있다. 그러니 제시되는 해법은 과거 일본이 써먹은 방법의 재탕, 삼탕이 대부분이다." ( '2장' 중에서/ p.71)
미래와 세상의 흐름을 어떻게 보는가(인식)에 따라 대응은 전혀 달라진다. 이 책은 대학과 연구기관의 일본 경제 연구용 참고도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일본경제 등 연구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유료 해외통계들을 근거 자료로 곁들였다. 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