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은 육상, 체조 등 소위 비인기종목부터 양궁 등 효자 종목까지 다양한 종목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방식도 전용구장 건립, 장비구입 등 하드웨어부터 지도자 양성, 꿈나무 발굴 등 소프트웨어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투자는 금번 대회 2위를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의 목표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양궁’, 한화 ‘사격’ 지원
지난해부터는 협회가 유소년 선수 장학금 및 장비지원 등 유망주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장비 개발 등 양궁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85년부터 투자해온 규모만도 300억원이 넘는다. 더불어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는 각각 남녀 실업팀을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 양궁단과 현대모비스 양궁단이 올해로 각각 창단 21년과 29년을 맞이했다. 남자대표 오진혁 선수와 여자대표 주현정 선수 등 이번 대회 출전 국가대표 선수 중 5명이 이들 팀 출신이다.
한화는 화약기업답게 사격을 후원한다.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로서 사격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2009년에는 전자표적지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등 투자를 지속 중이다. 사격 실업팀 갤러리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팀 소속인 한진섭 선수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SK ‘핸드볼’, 한진은 ‘탁구’, 옛 영광 재현한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이후 12년 만에 남녀 동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핸드볼은 SK가 선수들을 지원한다. 메인 스폰서로서 국내 최고 권위의 리그 대회인 ‘핸드볼코리아리그’를 후원하고 있으며, 유망주 장학금 지급, 유소년 발굴 및 육성, 심판·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핸드볼 저변확대에도 적극적이다. 또한, 팀 해체로 은퇴 위기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창단한 여자핸드볼팀 SK슈가글라이더즈는 창단 첫해인 2012년 전국체전 1위, 2013년 2위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명문팀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진은 40년 넘게 한국 탁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1973년 창단한 대한항공 여자실업팀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탁구 실업팀이다. 2008년 대한탁구협회 회장에 조양호 회장이 취임하면서 한국 탁구계는 세계 최강인 중국을 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선수, 지도자, 심판 양성을 위한 투자와 함께, 탁구 강국인 중국, 스웨덴과의 교류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 소속인 양하은 선수는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다.
◆삼성은 ‘육상’, LS는 ‘사이클’ 육성
삼성은 대표적인 비인기종목 육상에 투자하고 있다. 2000년 삼성전자 육상단을 창단하고 남녀 장거리팀과 경보팀을 운영 중이다. 이번 아시아경기대회 육상 기대 종목 경보의 국가대표 박칠성 선수 등 7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경보 김현섭 선수(상무)는 입대 전 삼성전자 소속이었으며, 현재 삼성전자 훈련캠프에서 합동훈련 중이다. 또한, 공식 스폰서가 아님에도 매년 대한육상연맹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LS그룹은 사이클을 후원한다. 자전거 매니아로 유명한 구자열 회장이 2009년부터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직을 맡으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중장기 사이클 발전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 매년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또한, 사이클 강국 도약을 위한 저변 확대 차원에서 유소년 BMX자전거 육성기반 구축 및 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훈련지원 등을 위해 매년 필요 예산 50여 억 원 중 상당액을 지원하고 있다.
BMX는 ‘묘기 자전거’로 불리는 종목으로 8명의 선수가 300∼400m의 상하 요철과 좌우 굴곡이 심한 트랙을 자전거로 달려 결승선 통과 순서로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이밖에 한화는 승마협회 회장사로서 전국승마대회 개최, 승마단 운영 등을 통해 승마 발전을 지원 중이다.
◆포스코·LG는 ‘체조’, 삼성 ‘레슬링’ 후원
포스코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 시절부터 대한체조협회와 인연을 맺고 있는 체조계의 든든한 30년 지기다. 포스코교육재단을 통해 전국 초·중 체조대회를 개최해 유망주 발굴에 앞장서는 한편, 협회 회장사인 포스코건설에서는 자체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체조협회에 지원하는 금액만 매년 7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LG는 리듬체조 발전을 돕는다. 2011년부터 리듬체조 간판 국가대표 선수인 손연재 선수를 후원하며, 갈라쇼 후원 등을 통해 리듬체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증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효자종목인 레슬링은 대한레슬링협회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삼성 이건희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발전을 지원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83년에 창단해 올해로 31년 역사의 삼성생명 레슬링팀은 국가대표 사관학교이다. 이번 아시아경기에서도 김현우, 류한수, 윤준식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인기 연연 않는 기업들의 스포츠 지원
이밖에도 펜싱(SKT), 하키(KT), 럭비(삼성중공업, 포스코건설) 등 평소에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많은 종목에도 기업들은 팀 운영, 협회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용우 전경련 상무는 “우리 기업들은 인기 여부와 상관없이 스포츠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다양한 종목을 꾸준하게 지원해오고 있다”며, “기업들의 지원이 그간 땀 흘린 선수들의 노력에 보탬이 되어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