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학여행과 단체여행객들로 붐비던 낙화암과 부소산성이 올해는 조용합니다. 지역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관광지 무료개방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부여군청 관계자)
관광·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유통과 지자체까지 세월호 여파로 인한 도미노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보이는 지표보다 깊숙한 곳까지 서민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피부로 체감하는 소비심리는 더 위축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정부가 제시한 긴급민생안정대책에서 제외된 업종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모양새다.
A 제과업체에서 중부고속도로 휴게소를 관리하는 한 직원은 40% 매출 급감이 불황이 이어지던 3~4년 전에도 없었다는 반응이다.
이 직원은 “과자는 불황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제품이다. 특히 휴게소의 경우 소비가 떨어져도 과자류는 기본적인 공급 수준이 있다”며 “그런데 세월호 이후 종류별로 1박스가 겨우 나간다. 연휴 때 반짝 회복했지만 이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경주·공주·부여 역시 타격이 만만치 않다. 관광업계와 연관성이 있는 만큼 자칫 재정위협까지 우려할 정도다.
경주는 지난달 16일 이후 수학여행과 체험활동 취소가 잇따르면서 전체적인 상권 붕괴가 예상됐다. 당초 170여개 학교 5만1000여명 규모가 찾을 것으로 전망했던 경주시는 현재 2~3% 수준까지 예약률이 떨어졌다.
연휴 기간 가족단위 관광객이 몰리며 피해를 최소화 했지만 단체객의 평일 소비량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여군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모든 관광지 입장을 무료로 개방했다.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상권 위축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전통시장도 평균 매출이 20~30% 정도 감소했다. 특히 관광·지역축제 등과 연계된 문화관광형 시장 매출 감소가 뚜렷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다. 인천 강화풍물시장은 관광객수 30%, 매출액 30~40%정도 감소했고 6월로 예정된 고객유치 행사도 개최가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생각보다 더 나쁘다. 내수시장의 최절정기인 4~5월 침체는 전체 매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는 역대 대형사고 발생 당시에도 경기회복이 빠르게 이뤄졌다고 하지만 침체된 소비심리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