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동반침체에 ‘세월호’-환율까지 요동....한국경제 이상기류

2014-05-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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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강세 지속·내수침체 장기화·믿었던 수출 ‘휘청’ 삼중고

세월호 대책에 올인하는 정부…경기부양에 눈 돌려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호(號)가 표류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내수가 가라앉고 있고 수출에도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환율도 1000원대에서 요동치며 기업들은 원화강세에 따른 순익감소로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경제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위기감이 확산되자 정부는 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관련기사 4면>
8일 정부와 금융전문가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내수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믿었던 수출이 동반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율은 ‘1달러=100엔=1000원’의 원화 강세로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원화 강세는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잘 나가던 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신호다.

지난달 9일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050원을 내준 환율은 한 달 만인 지난 7일 추가 저지선으로 설정된 달러당 1030원 선도 하향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마지노선인 달러당 1000원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환율이 내수와 수출 등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 감소했지만 그래도 기업이 체감하는 부분은 크다. 특히 환율 변동에 취약한 수출 중소기업은 원화 강세가 치명적이다.

기업은행이 지난달 16~18일 중소기업 105곳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달러당 1030원을 심리적 저지선으로 설정한 기업이 40.8%에 달한다. 1030원 밑으로 내려갈 경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삼성·현대를 제외하면 지난해 3분기부터 수출 기업 적자폭이 커졌다”며 “환율 하락으로 제조업이 공동화(공동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시장은 지난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각종 지표가 눈에 띄게 급감하고 있다. 최근 소비지표 기준으로 삼는 카드이용액은 지난달 16~22일 일주일간 전월 같은 기간보다 하루 평균 87억원(4.4%)이 감소했다.

해외 투자전문회사(IB) 역시 세월호 사고가 국내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9%까지 치솟았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2%로 0.7%포인트 하락을 예상했다.

노무라증권 관계자는 “고용 및 수출 회복 등으로 5~6월 중에 민간소비가 다시 회복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단기 내에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9%에서 2.2%로 하향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세월호 사고가 내수에 미치는 악영향이 만만치 않다고 보고 9일 청와대에서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참사 이후 애도 분위기 속에 소비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월호)사고 직후 소매판매, 문화시설 이용, 관광 등의 분야에서 민간소비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전체적으로 소비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부진한 소비 회복에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가세하면서 민간소비나 성장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추가 둔화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3.9%)에 못 미칠 수 있다”며 “전면 개각설이 이미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등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에 따른 불투명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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