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대형 여객선이라도 일정 수 이상의 내부 구획이 침수되면 빠르게 가라앉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국립아테네기술대의 선박설계연구소장 아포스톨로스 파파니콜라우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같은 대형 선박의 경우 갑판 아래 구획 별로 나뉜 객실 15개 중 2개까지 물이 차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되지만 침수 구역이 그 이상 확대되면 침몰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아포스톨로스 파파니콜라우는 “보통 차량 등이 적재된 상갑판(upper deck)까지 물이 들어차면 배가 빠르게 전복된다”며 “배가 급속히 기울면 많은 사람들이 안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어 인명피해가 매우 커진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익명을 요구한 선박안전 전문가는 “선박은 기본적으로 격벽으로 구획이 나뉜 공기방울 구조”라며 “이 공기방울에 일정 정도 이상으로 크게 구멍이 나면 배는 매우 빠르게 뒤집어진다. 이번 사고도 그런 경우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피터 보인턴 대장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처럼 큰 규모의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고 전복되기까지 속도를 고려하면 사고 선박이 상당한 손상을 입어 대규모 침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터 보인턴 대장은 크게 '꽝'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일부 승객들의 증언에 대해 “안에 실린 화물이 내부에서 충격을 가했을 수도 있지만 선박이 무언가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