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왕가네 식구들' 조성하의 선택, 시청자는 통쾌하다

2014-02-0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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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 조성하의 통쾌한 한 방 [사진=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장면1. 잘 나가던 사업에서 망하자 택배 기사 일을 시작한 A씨. 씀씀이가 헤픈 아내 때문에 처가살이를 시작했지만 돈에 눈이 먼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만다.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돌아서는데 15년 전 사랑했던 첫사랑과 재회한다. 아내와 첫사랑과의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이 남자, 결국 새 삶을 살기로 한다.

장면2. "나 미스코리아 나갔던 여자야~"라며 미스코리아 예선 출전을 자신만의 명예로 생각하며 사는 여자 B씨. 남편의 사업이 망하자 돈을 벌겠다고 나간 직장 상사와 눈이 맞는다. 결국 남자의 꾐에 넘어가 집문서까지 날리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첫사랑과 다시 만나 새 삶을 시작하려는 남편을 보니 일전의 잘못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더 늦기 전에 남편을 잡기 위해 눈물을 흘린다.

누가 봐도 막장 드라마의 흔한 시나리오다. 종영 4회를 남겨두고 있는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 속 고민중(조성하)와 왕수박(오현경)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일 오후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첫사랑 오순정(김희정)을 선택한 고민중에게 잡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왕수박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업에서 망한 고민중을 무시하고, 돈에 눈이 멀어 외도한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며 통탄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또 왕수박은 고민중과 재결합이 제대로 되지 않자 아버지 왕봉(장용)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고민중을 놔 주어야 할 것 같다"는 왕봉의 말에 또 한 번 눈물을 쏟은 왕수박. 그는 그동안 자신이 민중에게 잘해준 것이 없다는 사실을 반성했다.

하지만 고민중의 뜻은 확고했다. "이혼을 무효해 달라"는 이앙금(김해숙)에게 "애지 엄마가 그 회사 대표랑 바람피웠다더라. 그런데 대학 때 학교 앞에서 동거까지 했다는 거 알고 더는 버틸 수 없었다. 그래서 이혼한 거다"라며 왕수박의 불륜 사실을 알렸다.

그동안 지독한 처월드에서 마음 고생했던 고민중의 선택에 시청자는 통쾌하다. 불륜과 치정을 소재로 하며 막장 논란에 휩싸였지만 고민중이 막장의 중심에 있었던 장모 이앙금에게 날린 일침은 통쾌한 한 방을 선사했다. 

하지만 고민중의 새 삶은 쉽지 않아 보인다. 첫사랑 오순정(김희정)의 의지 역시 확고했지만  조카며느리 왕광박(이윤지)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또 한 번 장벽에 부딪히고 만 것이다. 

고민중보다 오순정에게 더 배신감을 느낀 왕광박은 "이모님 믿고 의지했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배신감이 든다. 엄마라는 사람이 부끄럽지도 않느냐"라며 원망을 토해냈다. 왕수박에게도 당당했던 오순정이지만 왕광박에게 만큼은 미안했던 그는 결국 집을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헌 사랑을 정리하고 새 사랑을 시작하려는 고민중과 김희정, 불어닥쳐온 위기와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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