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보다 5900원(-6.81%) 내린 8만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66% 올랐다. 장중 1.3% 넘게 오르기도 했다. 장중 108만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12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08만4천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들 주가가 엇갈린 것은 삼성전기는 삼성LED 지분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삼성LED 지분 50%를 삼성전자에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삼성전기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LED의 50% 지분에 대한 처분금액은 2830억원이며 합병 대가로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주식 26만9867주를 받을 예정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처분금액이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보다 낮은 금액으로 처분되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불거졌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너무 헐값으로 평가됐다"며 "지난 3분기 기준 삼성LED의 연결자산총액은 1조6000억원이며 회계법인이 평가한 삼성LED의 순자산가액은 5514억원인데 처분 대가는 2830억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이미 삼성LED가 삼성전자에 흡수합병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된 것이라 새로운 뉴스가 아니지만, 처분가액은 다소 충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평가의 적정성 여부와 삼성전기의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해져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싼 가격에 삼성LED를 합병한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의 경우 LCD TV 중 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조명 시장 또한 성장을 지속해 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제조와 판매에서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LED 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매입 가격 또한 비상장법인임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디스플레이 패널 합작 생산을 청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6일 공시를 통해 소니가 보유하고 있는 S-LCD의 지분 전량을 1조800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적정한 가격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는 "기존의 S-LCD와 소니 간의 위탁 생산계약은 삼성전자와 소니 간의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양사 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추가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소니의 지분 인수로 삼성전자는 생산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지만, 소니가 앞으로 삼성전자로부터 구매를 축소해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고객 확보라는 숙제를 안게 돼 삼성전자에 미치는 연향은 중립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