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주변 시세의 절반에 불과해 '로또' '황금알' 등으로 비유되던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이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일반을 대상으로 한 본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했고, 잠재 수요자의 임차 시장 진입으로 전세난을 유발했다.
강남권 보금자리 열풍은 연초부터 불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실시된 서울 강남지구 A2블록과 서울 서초지구 A2블록에 대한 본청약 일반공급은 각각 21.5대 1, 14.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고 경쟁률은 35대 1이었다.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인기는 이달 실시된 위례신도시 본청약에서 절정에 달했다. 지난 13일과 14일 실시된 위례신도시 A1-8블록과 A1-11블록의 일반공급 742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총 5225명이 신청해 평균 7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이 마감됐다. 이 가운데 A1-11의 전용면적 54㎡는 14가구 모집에 654명이 몰려 46.7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으며, 78㎡는 5가구 모집에 99명이 신청 19.8대 1로 마감됐다.
반면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보금자리주택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0월 말 실시된 경기 고양 원흥지구 본청약에서는 총 3183가구 중 전체의 17.2%인 546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지난 2009년 말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6곳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본청약을 실시하지도 못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권 이외 다른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와 별 차이가 없어, 전매제한 등 규제가 덜한 민간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떨어진다"며 "서민을 위한다는 보금자리주택이 주택 경기만 침체시키는 등 공급 취지가 무색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