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국가의 정책과 비전 등 주요 사안에 대해 노동신문을 통해 밝혀 왔기 때문에 이번 사설은 사실상 김정은 체제의 공식 선언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김일성 주석 사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통치에 이어 두 번째 유훈통치 시대를 열었다.
또 신문은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탁월한 영도자”라고 호칭하고 “진두에 서계신다”고 밝혀 북한 정권의 최고지도자임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체제는 김정일 체제 출범 때와 마찬가지로 몇년 동안의 유훈통치 기간을 가질 전망이며 김정일 체제의 국가권력도 당장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현 시스템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북한 권력의 중심축이 노동당, 국방위원회,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중 쏠리는 곳에 따라 김 부위원장이 다른 공식 직함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은의 정책 역시 김정일 시대의 선군(先軍)통치와 강성대국 건설 노선을 유지하고 더 확실히 실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북한 지도부는 현재 김 위원장의 유훈통치 전례를 그대로 따른다는 계승 차원의 논리를 떠나,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국가시스템과 비전을 제시할 여력도 경황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유훈통치라는 과도기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확고히 하는게 최우선 과제다.
북한은 권력교체의 와중에 있을지 모를 불안감을 제거하기 위해 김 위원장 사망 직후부터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과시하는 데 초첨을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면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이튿날인 20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 위원장 영전에 참배한 데 이어 계모라 할 수 있는 김옥을 비롯한 북한 고위인사들로부터 사실상의 충성서약을 받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또 매체를 통해 각국의 지도층이나 유력 인사들이 김 부위원장 앞으로 보낸 조전을 집중소개하고 김 부위원장에 대해 ‘걸출한 사상이론가’ ‘천출위인’ ‘불세출의 선군영장’ 같은 선전을 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결속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