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전기차 세제지원, 누굴 위한 혜택인가?

2011-12-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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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승영 기자)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전기차 구매시 최대 420만원 세제해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세제해택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세제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기아차 ‘레이 EV’와 르노삼성 ‘SM3 ZE’는 개별소비세(최대 200만원)와 교육세(최대 60만원), 취득세(최대 140만원), 공채할인(최대 20만원)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레이 EV와 SM3 ZE의 가격을 각각 4500만원과 60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3배나 높다. 세제지원을 받아도 두 모델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떨어진다.

특히 레이 EV의 경우 경차로 세제혜택을 받을 시 개별소비세·교육세·취득세·공채할인 등이 모두 면제된다. 전기차 세제지원보다 경차 지원금액 혜택이 144만원이나 더 많다.

전기차를 생산하더라도 2~3배 비싼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가 없다.

물론 전기차 구매시 경차 1720만원, 중형차 1940만원, 버스 1억545만원 등 보조금이 지원된다. 그러나 정부에서 마련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지자체와 공공기관 구매로 제한된다.

때문에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정부조달시장에 불과하다. 내년에 생산될 기아차 레이 EV와 르노삼성 SM3 ZE도 전량 지자체나 공공기관으로 공급된다.

자동차업체들 입장에서도 국산 전기차 생산에 서두를 필요가 없게 됐다. 충전 인프라 구축도 미비한 상황에서 시장도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시설 투자도 주저하고 있다. 더군다나 생산차량의 가격 및 제품경쟁력이 떨어져도 정부에서 구매해주는 만큼 치열한 기술 개발이나 가격 인하 노력도 부족하다.

우리와 달리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우 근본적인 방법으로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전기차의 최대 핵심 관건인 배터리 개발·생산 업체에 보조금을 집행하고 부품 생산업체들에게 기술 및 자금 지원하고 있다.

민각 구매보조금 지원과 충전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전기차 전용 차선 배정과 주차 공간 우대 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구매자도 없는 전기차의 세제지원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각국 정부의 전기차 사업 육성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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