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상견례에서는 시종 덕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면담에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박 의장은 국회 집무실에서 하 실장을 만나 “정치판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실장으로 오셔서 반갑다”며 “국회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하 실장은 언론인 시절을 회상하며 “젊은 기자시절 의장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며 “(박 의장의 주문사항을)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 국회가 잘 되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하 실장은 이어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명규 원내수석 부대표를 만나 인사했다.
그러나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만남에서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손 대표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하 실장을 만나 “대통령이 언론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소통은 안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요즘 안 좋은 일이 많다”며 “측근비리 사건이 나와 대통령이 불편할텐데 소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 실장은 “소통이란 게 기자들과 밥 먹는 게 아니다. 투명사회를 만드는 게 신뢰의 기본”이라며 “서민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서민생활의 대책을 세우고 어려운 사람에게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 실장은 “어려운 일을 잘 해결하고 국회와의 관계를 위해 열심히 심부름을 하겠다”며 “대표님 말씀을 귀담아 듣고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하 실장은 이어 국회 자유선진당 대표실에서 심대평 대표를 만나 “국회가 열려야 한다”며 “(민주당이 특검을 하자고 하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