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명예회장은 살아생전에 ‘제철보국’을 비롯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전정신’, ‘영일만·광양만의 기적’, ‘우향우’ 등 수많은 일화를 남겼다.
이 같은 신화의 배경에는 박 명예회장만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
박 명예회장의 리더십 요체는 ‘철저한 완벽주의를 기초로 탁월한 통찰력, 신속한 판단력, 강력한 추진력을 조화시킨 역동성’으로 정의된다.
박 명예회장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는 1977년 구조물 폭파 사건이 있다.
당시 발전송풍 현장을 돌아보던 박 명예회장은 기초 콘크리트 타설 개소 중 불량개소를 발견하고, 80% 공정이 진행된 발전 송풍 설비를 폭파했다. 건설현장 책임자들을 모두 모아두고 다이너마이트로 설비를 폭파해 불량시공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 같은 박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애국적 사명감과 만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공명을 일으켰다. 특히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포철(현 포스코)의 첫 번째 성공요인은 모험사업 추진의 리더로서 지도력, 통찰력, 사명감을 충분히 발휘한 박태준 회장의 공헌이다”고 분석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수상도 “냉철한 판단력, 부동의 신념과 정의감, 깊은 사고력을 겸비한 그의 인품이 일본의 대한협력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헬무트 하세 전 오스트리아 국립은행 총재는 “박태준은 매우 끈기 있는 사람이다”며 “모든 상황이 불리한 여건에서의 협상은 피곤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나를 꾸준히 설득해 우리가 포철 1기 공사에 큰 역할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포스코의 정신적 자산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박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14일 새벽 급히 한국으로 귀국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후배들에게 제철보국, 선공후사 정신을 일깨워주셨다”며 “명예회장님의 숭고한 애국심을 이어받아 국가를 사랑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세계 최고의 철강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